[공학저널 김하영 기자] ‘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자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나 빅데이터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가상현실(AR·VR), 자율주행차, 5세대 이동통신(5G) 등 향후 신산업의 필수적인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각국은 데이터 개방 활성화를 위한 기술·제도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데이터와 데이터 가공기술은 곧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제는 데이터 경제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된 것이다.
데이터 산업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15조원으로 2010년 이후 연평균 7.3%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 3법 통과와 함께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기술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정보미디어연구센터 또한 핵심 데이터 기술 개발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디어 중심의 비정형 데이터(영상, 오디오, 텍스트)에 대한 취득, 분석, 처리 기술을 오랜 기간 연구해온 센터는 해당 기술 영역에 대한 핵심 기반 기술을 축적해 왔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비정형 빅데이터 분석, 상황인지 기반 개인화 미디어 서비스, 지능형 홈 플랫폼, 지능형 영상보안플랫폼 등 다양한 응용 영역에서 데이터, 플랫폼‧서비스 전반의 아우르는 기술 개발을 수행 중이다.
전자부품연구원 정보미디어연구센터 박성주 센터장(사진)은 “연구원에서 개발된 기술은 기업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상용화·확산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데이터 관련 인력은 현저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데이터분석가, 데이터과학자, 데이터아키텍처, 데이터컨설턴트 등은 향후 5년 내 인력 수급이 부족할 전망이므로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INTERVIEW. 전자부품연구원 정보미디어연구센터 박성주 센터장
최근 이슈가 된 성과 또는 기술 개발의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영세 소상공인을 위해 점포 주변 상권에서 발생한 다양한 빅데이터(유동인구데이터, 상품거래 정보, 날씨, 뉴스·SNS 정보)를 종합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 점포의 운영·매출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광고자동생성·분석정보 제공 서비스를 시범 실시해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또한 IoT 기술이 가전제품에 급격히 적용되는 시점에서 중소 가전 기업의 경우 이에 대한 요구가 있고 제품 적용을 희망함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에 대한 취득, 관리·활용에 대한 기술적 방안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중소가전 제품에서 생성되는 센서 정보와 제품과 관련된 뉴스, 게시판 댓글 등 비정형 정보를 분석해 해당 제품에 대한 고객반응, 선호경향·선호요인을 포함한 다양한 분석결과를 시각화해 제시하는 플랫폼 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기술은 차기 제품기획, 제품 유지관리 방안 마련 등에 도움을 주는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국책 연구과제로 해당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중소 가전 기업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센터에서 개발한 데이터 관련 주요 기술은 어떤 것이 있는지
비정형데이터 의미 분석 기술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센서에서 취득되는 정형 데이터의 경우 상대적으로 의미 도출이 용이합니다. 이에 반해 영상, 오디오·텍스트 정보를 포함하는 비정형 데이터의 경우는 상세 분석을 통한 의미 도출이 쉽지 않습니다. 정보미디어연구센터에서는 뉴스, 기사, 게시판 댓글 등 다양한 텍스트 기반의 정보를 수집 분석해, 긍·부정 평가를 포함한 의미를 파악함으로써, 분석대상에 대한 트렌드 변화·향후 추이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기술의 고도화를 추진 중입니다.
또한 지시적 분석 기술은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분석 대상 시스템·서비스의 특성을 기반으로 취득된 데이터 자체 또는 데이터 상호간의 연관성 분석을 수행합니다. 이를 통해 가까운 미래 시점의 예상 결과를 도출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가능한 대안(우선순위에 따름)을 사용자에게 제시하는 분석 기법을 개발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은
최근 대규모 데이터의 취득·분석·처리를 클라우드와 엣지에 분산해 그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엣지 컴퓨팅 환경에서 데이터의 취득·분석을 위해 생성되는 다양한 인공지능 엔진이 엣지 단말에 적용되고, 클라우드-엣지 연계 기반 데이터 처리 플랫폼이 실제 필드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플랫폼에는 상황에 따라 처리 되는 데이터의 형태, 분석 방식, 결과 제공 방식 등이 변경돼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전체적인 시스템의 변경 없이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센터는 엣지컴퓨팅 기반 지능 관리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효율적인 데이터의 취득·분석·처리를 위해 엣지 컴퓨팅 단말의 지능을 효율적으로 배포하고, 관리하는 기술을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확보하고 이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지능형 영상보안시스템을 위한 영상복원 플랫폼 기술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영상 데이터는 비정형 데이터의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CCTV로 대표되는 지능형 영상보안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수백, 수천 채널의 영상 정보를 저장, 관리하고 해당 영상의 메타데이터를 생성합니다. 센터는 이러한 CCTV 영상 정보를 이용해, 다중 CCTV 영상 간 연동을 통한 공간해상도의 향상, 마스크 등으로 가려진 얼굴의 복원·복수의 CCTV 영상을 자유롭게 재배치, 재조합해 현장의 상황에 근접한 영상을 복원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사회적·정책적으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최근 우수한 딥러닝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예전에 결코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분석, 인식 성능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이 매일같이 발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데이터 분석 측면에서 결과를 정확하게 도출하기 위해선 분석 모델을 잘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품질 높은 데이터를 확보해 학습에 폭넓게 활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최근 데이터 분석 기반의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눈높이가 높고, 다양한 서비스 영역의 복합적 요인들에 대한 분석이 요구됨에 따라, 다종의 우수한 품질의 데이터 확보가 가장 중요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를 소유한 기관으로부터의 데이터 확보는 매우 어려우며, 공개된 데이터들은 품질이 많이 낮아 이를 정제해 활용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데이터 3법의 통과로 데이터 활용에 숨통이 트이는 계기가 마련됐지만 연구를 위한 데이터 확보에는 여전히 일부 걸림돌은 남아 있습니다. 이에 정부, 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데이터 개방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기술과 산업의 발전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올해 센터의 주력 계획과 장기적인 비전은 무엇인지
정보미디어연구센터에서는 데이터 분석·플랫폼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실제 기업·서비스 사업자가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단순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 해당 기술을 검증하고, 그 성능을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이종 정보를 활용하거나, 데이터 융합을 통한 데이터 증식 기술을 개발하고, 데이터맵 기반의 지능형 빅데이터 탐색·활용 기술 개발을 추진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재난안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자부품연구원에서는 작년 하반기 ‘재난안전ICT사업단’을 출범해 빅데이터·인공지능·IoT 등 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의 접목을 통해 국가적 재난안전 대응 역량 강화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정보미디어연구센터에서도 지능형영상보안시스템 기술을 포함한 빅데이터, 엣지컴퓨팅·상황인지 서비스 플랫폼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다양한 사회적 재난에 대한 분석, 예측·대응 기술을 개발하고, 국민 맞춤형 안전 서비스의 적용을 통해 국민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 확보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