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고층건물의 외벽 공사 시 적용되고 있는 클라이밍 시스템은 가이드 역할을 하는 레일을 유압으로 상승시켜 안전하고 빠르게 시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인양 시스템으로 일반 갱폼과 달리 자동 인양 등 많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독일 등 해외에서 국내 보급된 제품은 매우 고가이다 보니 롯데월드 타워와 같은 4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 등에만 한정돼 사용되는 실정이다.
국내 건축물의 대다수는 40층 이하의 중·고층 건축물이 차지하고 있고, 강풍의 영향이 큰 해변, 대행사고 위험성이 높은 도심지 등의 중·고층 건축물은 갱폼 등 재래식 공법만으로 안전성과 시공성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외벽 공사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기 때문에 40층 이하의 중·고층 건축물에도 적용 가능한 클라이밍 시스템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갱폼(Gang Form)과 RCS(Rail Climbing System, 유압레일 인양 시스템 거푸집) 장점을 결합해 안전성과 시공성은 높이고 비용은 낮춘 클라이밍 시스템이 개발돼 중·고층 건축물 외벽 공사에서도 보편적 안전과 품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중고층(20~40층) 전용 ‘거푸집 일체형 클라이밍 시스템’으로, 현재 현장 테스트베드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성능을 입증했으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진알씨에스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선진알씨에스는 지난 2019년 4월 구정모 대표이사가 설립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 지원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건축물 외벽 공사용 클라이밍 시스템 제조 전문기업이다. 또한, 차별화된 클라이밍 전문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2019년 국토교통부 ‘스마트건설 창업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대상(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선진알씨에스 구정모 대표이사는 “현재 국내 건설 현장은 20층 이하는 재래식 공법을, 40층 이상은 클라이밍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 중간층은 재래식을 사용하기에는 위험성이 높고 클라이밍 시스템을 사용하기에는 비용이 높아 두 가지 중 하나는 포기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선진알씨에스는 이 중간층에 특화된 시스템을 출시해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으며, 중·고층 공동주택 현장 외벽 공사에도 보편적 안전과 품질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선진알씨에스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건축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40층 이하로 구조설계 기준을 낮춰 제품을 간소화하고 비용을 낮춰 기존 클라이밍 시스템의 안전성과 시공성 등 장점은 유지하면서 설치가 어렵고 비용이 높다는 단점을 개선했다. 핵심은 40층 이하에서 기존 클라이밍 시스템과 동등 이상의 성능을 내면서도 ‘20~40층 중고층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비용의 클라이밍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선진알씨에스의 클라이밍 시스템의 최초 테스트 현장도 35층으로, 클라이밍 시스템을 적용하기에는 낮은 층이었지만 이후 24층, 10층, 13층 특히,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에 적용되면서 중·고층 건축물 적용성능이 입증됐다.
한편, 선진알씨에스는 2019년 창업 후 거푸집 분리형 클라이밍 시스템을 앞서 출시해 오피스,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에 클라이밍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번 ‘2024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중소, 중견기업 동반 국내외 현안 해결기술 지원사업’을 통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거푸집 일체형 클라이밍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며, 가장 큰 시장인 공동주택에서도 적용성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번 거푸집 일체형 클라이밍 시스템 개발로 그동안 안전의 사각지대에 있던 중·고층 공동주택 외벽 공사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외벽 건설 공법 혁신에 나선다.
이에 중소기업 지원사업의 연구 책임을 맡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구조연구본부 진원종 박사는 “선진알씨에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거푸집 일체형 클라이밍 시스템 기술은 20~40층의 우리나라 중·고층 공동주택 건설 시장에서 설계 국산화와 기술 검증을 통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바로 적용이 가능한 매우 안전하고 가격 경쟁력을 지닌 저비용 고성능 시스템 거푸집 기술”이라며 “앞으로도 신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