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의학·공학을 기반으로 IT·BT·NT가 융합된 ‘의공학(Biomedical Engineering)’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 융·복합기술이 접목되며 4차 산업혁명시대 주목받고 있는 학문이다.
지난 1958년 전자공학기술(Medical Electronic)로 도입돼 오늘 날 의공학(Biomedical Engineering)으로 자리 잡게 됐다. 2000년도 초까지만 해도 의공학 관련 학과는 연세대, 건국대, 건양대, 경희대 등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다. 하지만 현재는 대략 40여개의 의공학 관련 학과가 존재한다. 그만큼 의공학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 1979년 아시아 최초로 신설된 연세대학교 의공학부는 국내·외 의공학 분야의 교육 ‧연구를 선도해 온 학과로 잘 알려져 있다. 의공학 분야 전문 인력과 신생·융합기술 분야 발전을 이끌 우수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 특히 국가 정책적으로나 인력 수요 전망, 미래 신기술 등의 측면에서 의공학 분야의 가치는 매우 높다.
연세대 의공학부의 우수성은 다양한 분야의 교수진이 증명하고 있다. 의공학부 교수들은 각 분야에서 연구력을 입증 받고 있으며, 특히 실무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산업 현장과 밀접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
이에 연세대 의공학부는 최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한 2018년 산업계관점 대학평가 결과세미나에서 ‘바이오의료기기 분야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번 대학평가에서는 다섯 개 평가 분야(환경, 에너지, 바이오의약, 바이오의료기기, 광고)에서 총 260개 대학 440개 학과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연세대 의공학부는 바이오의료기기분야의 총 25개 대학 34개 학과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연세대 의공학부의 졸업생들은 국내외 의공학 관련 대학원, 의료관련 연구기관 · 정부기관, 의료기기 개발 · 의료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대기업 · 전문 의료기업체, 병원, 전자, 전기 · 컴퓨터 관련 기업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이나 LG등의 유수 의료기기 기업의 연구소, 메디아나와 아이센스 등의 중견의료기기회사의 연구소 · 연세의료원 등 대형병원에 진출할 뿐 아니라 창업을 통해 현재 29개(원주지역내 10개, 그 외 지역 19개)의 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주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에서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의료기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재정 ·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 의공학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향후 의공학과의 장래 전망을 매우 밝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NTERVIEW. 연세대학교 의공학부 기재홍 학부장 교수
프로젝트 기반의 실습 과목 多…학생 교과목 선택 폭 넓혀
연세대학교 의공학부는 매우 다양한 선택지를 자랑한다. 전기·전자, 기계, 바이오의 세 분야를 기반으로 이론과 실습을 포함한 다학제간 융합 연구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의공학부는 학생들에게 전공 로드맵을 제시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스스로 계획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공 심화형 로드맵은 학과 전공교과목 이수를 기반으로 대학원진학을 위한 분야별 의료영상, 의료전자시스템, 생체역학, 바이오융합 영역으로 세분화된다. 취·창업 지향형 로드맵은 전문 직종에 종사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전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교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모형을 설계했다.
학생들의 호응을 이끄는 것도 바로 이러한 점이다. 의공학의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자신의 관심 분야와 적성에 따라 졸업 이후까지의 인생 로드맵을 그려볼 수 있기 때문.
의공학부에서는 1학년에서 공통으로 의공학입문 등 전공기초과목과 교양과목을 위주로 듣고, 2학년부터 본격적인 의공학 교과목을 배운다. 3,4학년부터는 주요 연구 분야에 따라 전공필수 과목을 위주로 들을 수 있다. 여기서 전공필수 과목은 전부 실험과목에 해당한다.
현재 의공학부는 의료시스템공학전공과 바이오융합공학전공의 두 전공으로 나누어 운영 중이다. 전공이 나뉘어 있기는 하지만 교과목을 수강하는 데 있어 큰 제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교과목은 의학기초(해부학, 생리학, 의학용어) 과목들과 공학적 방법론을 의학에 적용하기 위한 수학, 의용전자 및 계측공학, 의료영상학, 의광학, 재활공학, 생체역학, 생명공학, 의료정보학, 생체신호처리, 통계학 등의 자연과학·공학 관련 과목이다.
의공학부의 커리큘럼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프로젝트 기반의 실습 과목이다. 학생들은 학부연구라는 과목을 통해 해당 지도교수 연구실에 들어가 인턴십을 체험할 수 있다. 이렇듯 교수와 함께 하는 연구 수행을 통해 학생들은 기업과 실무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고, 산업체·교수로부터 지식과 조언을 습득할 기회를 얻기도 한다.
선택의 폭이 넓고 체험의 기회가 다양한 만큼 연세대학교 의공학부 기재홍 학부장 교수(사진)는 학생들이 스스로 연구·개발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 교수는 “4차 산업혁명, 변화하는 산업에 뛰어들 우리 학생들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스스로 길을 개척할 수 있는 문제해결 눙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떠한 문제가 닥쳤을 때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뛰어넘을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 지식을 습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초점을 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의공학부는 산업계와 공동 연구를 수행 중이다. 실무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산학연 협력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기 교수는 멘토링을 통한 소수정예 지도와 더불어 학생들의 니즈와 빠르게 변하는 산업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이슈가 되고 있는 기술에 대한 교육을 함께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기 교수는 “학생들이 직접 기업과 산·학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학과에서도 실무능력을 쌓는데 많은 지원을 할 예정”며 “앞으로 외국대학과 교류의 기회 마련을 통해 세계적인 의공학부로 자리 잡는 데 이바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INTERVIEW. 연세대학교 의공학부 학생회장 강용석 씨(15학번)와 부학생회장 박건 씨(15학번)
연세대 의공학부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강용석(이하 강) : 초등학생 때부터 로봇과 기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기계공학이라는 광범위한 분야로의 진학을 고려하던 중 집안에 아픈 분이 계셔 의료기기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됐습니다. 누군가에겐 별 것 아닌 계기였겠지만 저에게는 큰 영향이 있었습니다. 저 또한 의료 분야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특히 의료기기와 관련해 ‘의공학’이라는 학문을 알게 됐고, 이 분야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연세대 의공학부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박건(이하 박) : 막연했지만 의학 분야로의 관심과 공학 분야의 흥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진로를 찾던 중 두 분야를 융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의공학 분야에서 선두주자인 연세대 의공학부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학과 커리큘럼이 굉장히 다양하다. 가장 도움이 됐던 커리큘럼은
강 : 말씀하신 것처럼 의공학 안에서도 다양한 장르가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생체역학적인 분야에 관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인간의 몸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공부를 하다 보니 의공학이라는 학문이 무엇인지, 어떻게 질병에 대해 접목을 시킬지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는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박 : 과목의 분야가 다양한 만큼 입학 후 저학년에는 한 분야에만 치우쳐서 배워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학년이 돼 보니 그 생각은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의공학 분야에서 디지털 시스템 관련한 수업을 왜 수강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인체의 더 자세한 부분을 측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돼 뜻 깊었던 것 같습니다.
타 대학 유사학과들과 차별화 되는 학과의 강점은 무엇인지
강 : 연세대 의공학부에서는 대학원 진학 전 학부연구생 제도를 통해 미리 대학원 체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전통이 깊은 학과인 만큼 선후배 간 교류 시스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후배들이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선배들은 실시간으로 정보 공유와 조언을 해줄 만큼 학과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박 : 국제의료기기전시회 키메스 부스 곳곳에는 연세대 의공학부 출신 선배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다른 전시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분야로 진출한 수많은 동문들과 3,4학년 재학생들이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매우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의공학과 교수·의료기기업체 CEO 등 의공학 선배 및 전문가 멘토들과 함께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현실적인 조언을 구하는 자리가 자주 마련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교수님들이 가르쳐줄 수 없는 부분을 실무자를 통해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졸업 후 진로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강 : 의공학은 학문 자체가 워낙 방대해 대학 4년 과정만으로 전공하기란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진로 계획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대학원에 진학해 의공학을 좀 더 공부해볼 계획입니다. 더 많은 경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박 : 저 역시 의공학이라는 분야가 4년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3학년이기 때문에 학부 연구생을 통해 조금이나마 체험을 한 후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고, 의광학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 상태입니다.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 : 얼마 전까지 함께 생활했던 선배들이 학과에서 배운 내용으로 진로를 찾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청년 실업률이 높다는 뉴스 기사와는 다르게 연세대 의공학부의 졸업생들은 다양한 분야의 진로를 선택해 나갔습니다. 학부에서의 경험을 통해 사회로 나갔을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받기도 했습니다.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박 : 남은 2년 동안 훌륭한 교수님 밑에서 제가 배우고 싶은 내용을 모두 배우고 싶고, 사회로 나갔을 때 연세대 출신인 것이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생활하고 싶습니다.
훌륭하십니다 ~~^^
연세대 의공학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