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에너지 저장과 전력 안정화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양수발전이 그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원자력발전소의 운영을 보조하는 역할로 주로 활용됐지만 이제는 독립적인 에너지 생산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신재생에너지원 개발과 투자가 활발히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제약으로 인해 성과가 미흡했던 사례가 많았다. 소수력발전의 경우 약 20년간 국산화 기술이 개발됐음에도 적용할 사이트가 부족해 사업화가 제한되며 기술발전의 한계와 쇠퇴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다.
반면, 양수발전은 과거 수력 분야에서 재생산의 수단으로 인식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최소한의 수자원 소비로 에너지를 이동시킬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수력발전과 동일한 기기를 적용하는 양수발전 분야로 국내기업이 진출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신한정공은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지원을 받아 1MW급 양수발전설비의 핵심 기자재인 펌프수차에 대한 설계 프로세스 및 제작 방안을 연구·개발하며 관련 기술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양수발전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펌프와 수차를 별도로 운영하거나, 펌프수차 1대를 사용해 회전 방향을 바꿔 펌프와 터빈의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데, 이번 기술개발 프로젝트에서는 1대의 프란시스형 펌프수차를 활용해 양수모드와 터빈모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설계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 중인 펌프수차는 모두 200MW 이상의 대용량으로, 이를 국산화하는 기술개발은 예산과 기간의 문제로 실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수력급으로 용량을 축소하되 200MW급 펌프수차와 동일한 기능과 운영 방식을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서 목표 용량을 1MW로 산정한 것은 현실적인 실증과 기술개발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함으로 각 전문기업들이 토목, 제어, 기기 설계 및 제작, 설치, 운전 등의 작업을 분담하도록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국내기업이 양수발전 사업 분야로 진출하는 것은 물론 기술 축적을 위한 첫 발걸음으로 평가되며, 이를 바탕으로 가까운 미래에 국내 기술력으로 양수발전소 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한정공 황영철 부사장(사진)은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실제 적용 가능한 펌프수차에 대한 기술개발 이력이 없었으나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중대용량 양수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기초 기술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신한정공은 펌프수차 분야에 집중해 그동안 수차 분야에서 쌓아온 설계, 제작, 품질관리 등의 기술을 펌프수차 개발에 확대 적용하면서 관련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양수발전은 수력과 유사한 기초 기술을 필요로 하며, 다양한 변수에 대한 경험과 기술개발을 통해 단계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분야”라며 “이번 기술개발 프로젝트는 양수발전시스템의 핵심 설비를 국산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실적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으로, 국내기업의 미래를 담보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정공은 지난 2006년부터 수력 관련 사업을 이어오며 18년간 50kW급 소수력부터 45,000kW급 중규모 수력발전 설비까지 다양한 설계, 제작, 설치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해왔다. 특히 기술개발 사업과 해외 선진사의 OEM 공급을 통해 경험적 기술을 쌓으며 기술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2024년부터는 회사 운영 기조를 수력 분야에 100% 집중하며, 수력·양수발전 분야에서 터빈·부대설비 공급을 위한 준비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신한정공은 최근 국내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의 고도화와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본격적인 사업 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통해 신한정공은 수력·양수발전 분야에서 더욱 강력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2025년을 양수발전 사업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이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진행 중이다. 양수발전의 핵심기기인 펌프터빈 제작에 대한 노하우와 원가 절감 방안, 체계적인 품질관리 등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자체 연구개발 및 선진기관과의 교류를 수행하고 있다.
황 부사장은 “현재 국내 대기업과의 협력을 위한 논의와 더불어, 해외 전문가 초청을 통한 양수발전 관련 정보 수집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신한정공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국내 양수발전 시장의 성장에 기여하고 기업으로서의 사명 또한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향후 양수발전 기술의 국산화에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력발전에 비해 양수발전은 대규모 용량을 다루며, 시스템이 더 복잡하기 때문에 대기업 주도의 사업화가 필요하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이견을 좁히고 상호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양수발전 기술 공동 개발사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기술 지원과 관리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국내 양수발전 기술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