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자동차의 본질은 1970년대 대중화 이후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안전’한 ‘이동’이다. 특히 안전의 개념은 시트벨트, 에어백 등 과거의 수동안전 시스템에서 이제는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능동안전 시스템으로 확대되고 있다.
능동안전은 충돌-전(Pre-crash)의 영역이며, 수동안전의 영역인 충돌(crash)을 회피 혹은 경감시키는 역할을 한다. 능동안전은 자율주행 기준의 중요한 기준으로, 미국 SAE(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는 이를 6단계로 분류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 단계를 따르고 있다.
현재 시장에 보급되고 있는 2단계 자율주행 차량은 자동(automated)의 영역이며, 자율주행 3단계부터 진정한 자율(autonomous)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 즉, 3단계 자율주행 차량은 스스로 학습해 환경을 판단, 예측해야 함을 의미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른 반면 AI는 아직 그 상상의 단계보다는 낮은 학습된 지식(정보)에 근거해 판단하고 있다.
학습된 지식 기반의 운행은 규칙에 기반을 둔 주행을 뜻하며, 만약 도로 위의 모든 차량이 자율주행 차량으로 교체돼 도로 위의 모든 환경이 자율주행차가 학습한 명확하게 정의된 환경으로 유지가 된다면 교통사고는 확연히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실은 규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비자율주행차와 혼재된 환경에서 자율주행을 해야 하며, 돌발 이벤트, 그리고 정의되지 않은 환경에 노출됨으로써 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인지’ 혹은 ‘판단’의 영역에서 적절한 제어 명령을 하지 못하는 기능적 한계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대표적인 것이 알고리즘과 센서의 오류다.
이러한 자율주행 시스템, 소프트웨어, 센서, 도로 환경 등 다양한 요소가 사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 분석을 통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며, 정확한 사고 원인 분석을 위해서는 다른 분야의 기술과 체계 보완,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블랙박스 고도화, 사고 시뮬레이션, 관련 법안 법체계 개선·제정, 표준화된 분석 체계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활용한 사고 책임소재 규명을 위한 방법의 발전도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의 일환으로 (유)삼송은 현재 자율주행차 사고 재현 시뮬레이션(원인 분석 기술)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해 기존 사고 분석 방법을 바탕으로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동차 사고 재현, 원인 분석 기술은 사고 현장의 증거와 차량의 블랙박스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사고 당시의 상황을 3차원 가상공간에서 재현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사고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고, 사고 예방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법적 분쟁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고 재현 기술의 순서는 사고 현장의 지형, 도로, 차량 등을 3차원 모델로 구현하는 ‘3D 모델링’, 블랙박스 영상, 차량의 센서 데이터, 차량 손상 정보 등 ‘사고 데이터 입력’, 차량 속도, 제동 거리, 충돌 각도 등 다양한 변수를 조절해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토대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사고 책임 소재 판단’하는 절차로 이뤄진다.
이러한 기존 교통사고 분석 체계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능, 센서들, 환경 요소 그리고 운전자 요소를 종합해 시뮬레이션을 통한 자율주행차 사고 재현, 원인 분석 기술은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에 필수적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송 김천호 팀장은 “자동차 사고 재현 기술은 사고 현장의 다양한 증거를 기반으로 3D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고 당시의 상황을 정밀하게 재현하고, 이를 통해 기존의 사고 분석 기법보다 훨씬 높은 정확도로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며 “자율주행차는 시스템과 소프트웨어가 주된 운전 주체이기 때문에 사고 시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것이 매우 복잡한데, 다양한 사고 데이터를 활용해 사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사고의 원인에 따라 제조사, 시스템 개발자, 운전자, 외부 요인에 대한 책임을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사고 재현, 원인 분석 기술은 사고 재현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차량의 결함, 시스템상의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 이를 개선할 수 있으며, 잠재적 위험 시나리오를 통해 차량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어 자율주행차 안전성 향상에 기여”한다며 “이와 더불어 사고 재현 기술을 통한 정확한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 명확화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신뢰성을 높여 자율주행차의 보급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자율주행의 핵심 키워드가 ‘안전’이라는 것은 변함없지만 또한, 장담할 수도 없고, 자율주행차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 센서, 소프트웨어, 도로 환경, 외부 요인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도로 위의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자율주행차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릴 법적 근거가 부족한 현 시점에서, 국토교통부 자동차안전연구원 사고조사위원회가 ‘자율주행 자동차 사고조사 처리지침’ 훈령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삼송은 지속적인 사고 분석 기술 개발과 안전 기준 마련을 시뮬레이션으로부터 준비해 자율주행차가 더 안전한 주행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