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청정수소발전 의무화에 따라 수전해를 통한 청정수소 시장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많은 계획이 추진될 것으로 보이며, 그중에서도 청정수소를 활용한 e-메탄올 생산을 바탕으로 선박 운영과 관련해 정부에서도 다양한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정유사들도 e-SAF(지속가능항공유) 연구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 산업의 응용 개발에 적극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수소는 원료와 생산 기술, 이산화탄소 배출 여부에 따라 브라운, 그레이, 블루, 청록, 그린 등으로 구분된다. 수전해로 생산되는 그린수소는 넷제로(Net-Zero) 기술로 미래지향적이지만, 수소 생산 비용과 대용량 생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천연가스 열분해로 생산되는 청록수소(수소와 고체 탄소 생산)는 그린수소와 마찬가지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할 경우 CO₂ 배출이 없으므로 동일한 청정수소로 인정받을 수 있다. 생산된 청록수소만 보면 그린수소보다 생산 비용이 높을 수 있지만, 부산물인 고체 탄소를 회수해 업그레이드하여 고부가가치로 활용한다면 그린수소보다 경쟁력 있는 청정수소로 평가 받을 전망이다.
청록수소 생산 기술과 관련해 해외의 많은 기관이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며, 현재 플라즈마 기반 청록수소 생산을 상용화한 기업은 미국의 Monolith사 뿐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이에 투자하며 청록수소 생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등기술연구원 저탄소에너지그룹은 저탄소 대응 기술 창출과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한 선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석탄과 바이오매스 가스화를 통한 수소 생산,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한 수소 생산 및 공정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최근에는 천연가스 열분해를 통한 청록수소 생산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시작됐으며, 현재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플라즈마 기반 청록수소 생산 공정을 개발 중이다. 또한, 중소기업과 협력해 용융염 청록수소 공정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저탄소에너지그룹 류재홍 그룹장(사진)은 “청록수소 생산의 고유 국산화 공정 기술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청록수소 생산에 필요한 천연가스는 국내 배관망 인프라가 이미 잘 구축되어 있어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탄소에너지그룹은 다년간 탄소 중립 대응을 위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와 관련해 탄소 중립 연료/원료 제조 및 활용(합성 연료, 수소 생산), CCUS 기술(CO₂ 포집 및 활용), 에너지전환 공정설계와 TEA/LAC 기술 분석, 자원 재순환 기술, 미세먼지/오염 저감 및 정제 기술 등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연구 역량을 확보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룹은 다양한 분야의 화학공학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실험실 규모부터 데모(Demo) 수준 이상의 화학·환경 플랜트 공정설계와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기업과의 협력 연구를 통해 혁신적인 기술 창조와 실용성을 추구하고 있다.
현재 수소 생산 연구뿐만 아니라 CCUS 분야에서도 연구를 진행 중이며,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공정배가스와 매립지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합성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초산과 메탄올 제조 실증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폐플라스틱 열분해를 통한 윤활기유 생산 공정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발전 배가스로부터 CO₂를 포집해 하루 20t 생산 규모의 고순도 CO₂(99% 고순도) 액화 실증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며, 동식물성 유지 기반을 통한 수첨 탈산소/분해/이성화 연계 공정 적용한 바이오 항공유 제조 기술 및 CO₂ 직접 수소화 반응을 통한 SAF 생산 촉매 공정개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류 그룹장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연구개발이 저탄소 대응 분야의 에너지 전환 연구다. 탄소 중립 기술 대응을 위한 청정수소 생산 공정 기술개발, CCUS 원천기술 및 응용 연구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독창적 고유 공정 라이센스 확보가 목표”라며 “향후 재생에너지 활용 e-technology(연료 및 화학물) 전환 촉매 공정 연구개발도 정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TRL(기술성숙도) 단계를 넘어 실용화에 이르는 기술개발을 위해 학교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저탄소에너지그룹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플랜트 엔지니어링 공정설계 경험을 토대로 탄소 중립 핵심공정에 대한 라이센스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류 그룹장은 “에너지 전환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에너지를 활용할 주체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확한 목표와 실행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정책적 이슈와 문제를 파악해 중장기 전략을 통해 기초/원천기술을 확보해 국산화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Net-Zero 2050 달성을 위해서는 수소가 답이라고 전문가들은 인정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국민은 수소가 왜 환경친화적이고 안정적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청정수소 활용을 통한 다양한 에너지 전환 연구개발이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다가가 소통과 홍보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