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산업 발전, 공공성과 이윤 동시에
도로 산업 발전, 공공성과 이윤 동시에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0.06.22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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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사람은 길 따라 움직인다’라는 말처럼 도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도로 인프라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로는 산책, 드라이브 등 사회적 가치를 넘어 교통비 감소, 경제활동 등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게 되면 그만큼 지역 경제가 활성화돼 경제적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도로의 인프라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인프라 구축은 더욱더 강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깔려있는 도로의 인프라에 대한 유지관리도 중요해졌다.

최근 상주 영천 고속도로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한 연쇄추돌 사고로 인해 결빙, 폭설, 산사태 등 재해에 대비하는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도로 상태 평가와 함께 이에 대한 연구와 원천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이다.

노면의 마찰력을 계산, 예측하는 기술 등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러한 도로 상태의 성능 평가에 대한 투자는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도로 건설이 투는 대비 효과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B/C(비용대비 편익) 기준에 의해 도로계획이 이뤄지고, 정형화된 기준에 따라 도로 건설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도로건설계획에는 한계가 있다. 인구가 밀집 돼 있는 도시나 산업이 발달된 지역에서는 투자 대비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인프라가 발전하게 된다. 반면 그 외의 지역에서는 근시안적인 효과가 적기 때문에 발전을 못해 지역 경제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B/C 기준의 도로건설계획보다는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도로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도로 포장상태, 구조물상태 등을 확인하고 서비스 차원이나 안전을 더 고려해서 촘촘하게 관리 할 수 있도록 도로관리계획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이러한 도로분야의 개편은 소수의 노력으로는 절대 이뤄질 수 없다. 한국도로학회는 도로분야의 성장을 위해 학문적 발전뿐만 아니라, 정책적, 기술적 발전방향에 대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도로학회는 11개의 기술분과위원회와 9개의 전문연구위원회, 3개의 특별위원회를 구성돼 도로분야의 정책, 기술, 산업을 위해 전문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국내 기술력으로 우리나라의 기후에 맞는 ‘한국형 도로포장 설계법’을 자체 개발한 것이 큰 성과로 손꼽힌다.

국내 도로는 2010년까지 자체 설계법이 없어 미국의 포장 설계법이 적용됐다. 하지만 도로포장은 날씨, 기온 등 환경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아 다양한 기후 조건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도로파손이 빨라지는 단점이 있다. 도로가 파손되는 기간이 짧아지면 재포장에 따른 유지보수 비용 발생, 공사로 인한 교통 혼잡 등의 경제적,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로학회는 산·학·연 도로포장 전문가들과 함께 10여년의 연구 끝에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설계법 개발에 일조했다. 이 설계법 적용으로 2015년 기준 도로수명이 2001년 대비 약 1.6배 증가했으며, 도로포장 비용은 연간 840억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얻게 됐다.

이렇듯 도로학회는 현재 도로에 대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도로 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개발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도로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도로학회 이승우 회장(사진)은 “도로 산업은 공공성이 따르지만 구조적 문제로 인해 기업이 이윤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기술개발이 필요한데 이윤을 얻지 못해 기업이 어려워지면 산업도 침체되고, 전공자도 줄어들게 돼 결국 국가가 산업에 대한 예산 절감으로 모두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실제 원가는 몇 십만 원에 불과하지만 연구개발비 등으로 100만원이 넘는 금액으로 판매가 된다”며 “하지만 토목은 100억을 수주하고 연구개발에 대한 비용을 포함해 120억을 청구하게 되면 오히려 나쁜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로 산업은 물론이고 토목도 이와 비슷한 구조로 개선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구조적 문제점으로 한계에 부딪혀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한 도로 산업이라는 것은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도로 산업에 대한 제도 개편과 인식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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