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이상오 기자] 이제 피 한 방울이면 언제 어디서나 진단 검사실 수준의 혈액검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장소와 상관없이 시간과 비용을 모두 절약한 새로운 혈액 검사 현장진단 (Point-of-Care) 플랫폼이 개발된 것이다. 바로 인공지능(AI)과 세계 최초로 개발된 고체형 혈액 염색 기술 NGSI (Next Generation Staining and Immunoassay) 기술 덕분이다.
혈액 질병 중 하나인 말라리아는 매년 2억명 이상에게 발병되고 92% 이상이 아프리카에서 발병되는 질병이다. 말라리아는 심한 열과 빈혈을 동반하고 제때 치료를 받으면 회복되지만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병이다.
기존 말라리아 진단 시 사용해 왔던 방법으로는 신속진단키트(RDT)와 현미경 판독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진단의 정확도와 민감도가 낮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실험실과 숙련된 전문가의 인건비 등 비용의 한계가 있어 활용도가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NGSI 기술은 기존보다 훨씬 신속하게 혈액 분석을 가능케 한다. 당뇨 환자가 채혈하듯 손끝에서 피 한 방울을 뽑아 모바일 디지털 현미경에 넣으면 자동으로 진단을 해주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병원, 실험실을 카트리지 하나에 옮겨 놓은 NGSI 기술은 기존보다 5~20배 성능으로 20분 안에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NGSI 기술로 만든 카트리지를 이용하면 인력이나 시설이 부족해 제대로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웠던 국가, 지역에서도 누구나 손쉽게 이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10kg 정도의 무게로 유동성이 있어 동네병원에서도 부담없이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종합병원의 값비싼 장비를 로컬병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옮긴 획기적인 기술인 것이다.
노을(주)는 대형병원의 진단검사실이 아니라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혈액 진단을 할 수 있는 NGSI 기술을 통해 ‘miLab’ (micro-intelligent laboratory)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다.
지난 2015년 설립된 노을은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도전적인 문제를 혁신적인 솔루션을 통해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말라리아, 열질환, HIV/AIDS 등 여러 질병을 실험실이나 인프라 없이도 진단이 가능하도록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말라리아 분야 연구를 시작으로 했지만 그 과정에서 혈액 분석으로 기술 활용범위가 넓혀지면서 글로벌로 도약 기반을 갖추고 있다. 혈액 분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말라리아 이외에도 결핵, 에이즈, 암(백혈병), 각종 기생충감염(parasitical infections) 등 카트리지의 시약만 교체하면 폭넓은 혈액 관련 진단키트로도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노을은 바이오를 베이스로 하지만 공학 분야 기술과의 융합을 모토로 해 타 진단기업과는 차별 점을 가진다. 연구원 전체 50명중 3분의 1이 인공지능 분야 연구원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융합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노을 임찬양 대표이사(사진)는 “감염 질환이 퇴치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쉽고,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진단 키트를 현지에 보급하는 것만으로도 일차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된다”며 “시대 변화를 예측해 의료 분야도 분권화 될 것이다. 우리의 기술을 활용해 그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11개정도 임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암 진단은 차후에 준비할 계획”이라며 “의료접근성을 극적으로 높이기 위해 시간과 비용 등을 모두 고려한 새로운 기술 개발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