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서울시의 지반침하 발생 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지반침하의 주요 원인은 하수관 노후화로 인한 파손이 5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상수관 파열이 12%, 공사 중 문제로 인한 것이 11%, 굴착복구 다짐도 불량 등 기타 사유가 28%를 차지하고 있어 지반침하의 주요 원인이 노후한 상·하수도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노후화된 하수관이 파손돼 흙이나 물 등이 유출되면 지반침하가 발생하게 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지반침하를 사전에 확인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있다. 바로 지표 투과레이더(GPR) 탐사 기술을 통해서다.
GPR은 항공기의 위치와 속도 등을 추적하는 레이더 기술을 응용해 전자기파를 땅속에 보내서 되돌아오는 신호의 형상, 크기 등으로 지하의 정보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전자기파는 매질의 유전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유전율이 다른 매질을 만나는 경우 전자기파가 반사, 굴절, 산란 등이 발생하게 되므로 특정한 매질의 종류, 위치, 크기 등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유전율이 다른 두 개의 매질에서 반사되는 각을 측정하면 두 매질의 특성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공동은 유전율이 큰 매질 사이에 공기로 채워진 빈 공간이다. 뚜렷한 반사와 굴절, 위상이 변하는 특징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전자기파의 특성을 분석하면 공동의 위치나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조사대상, 깊이, 목적에 따라서 적절한 종류의 GPR을 사용해야만 최적의 조사가 가능하다.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반침하 사건으로 지자체에서도 GPR을 활용해 지반침하 예방을 위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많은 지자체 중 가장 전문적으로 탐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손꼽히는 곳은 바로 서울시다.
서울시 도로관리과 포장조사평가팀은 도로포장에 대한 조사와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노면에 발생한 파손, 균열, 바퀴패임 등 도로포장 파손에 대한 조사와 도로포장 하부에 지반침하를 유발하는 공동의 위치, 크기 등을 조사하는 것이 주 업무다.
노면부터 하부 상태 조사·평가 이외에도 도로포장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지원과 기슬 개발 연구, 도로포장 전문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시 도로관리과 포장조사평가팀 백종은 팀장(사진)은 “서울시는 2015년부터 차 도 GPR 조사를 실시해 공동을 탐사하고 있다”며, “초창기 정확도는 20%도 되지 않았으나, 현재는 정확도가 80~90%까지 향상돼 1~1.5m 깊이의 공동까지 효율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도의 경우 불연속적인 구조로 돼 있고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블록과 굴착, 지하매설물로 인해 GPR을 이용해 공동을 찾는데 많은 한계가 있다. 반면 보도구간에서도 적지 않은 지반침하가 발생하고 있어 조사 기술의 향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GPR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비파괴시험을 통해 공동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아직까지 GPR보다 효율적인 조사방법이 없기 때문에 GPR 조사와 분석기술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포장조사평가팀은 새로운 현장 조사와 분석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백 팀장은 “모든 기술은 한계가 있듯 GPR 기술도 한계가 있다”며 “GPR만 있으면 공동을 쉽게 탐사하고, 포장 두께 평가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 무분별하게 현장 적용을 하는 것은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확한 목표에 따른 적절한 장비가 필요하고, 고유한 분석 기술도 필요하다는 것이 백팀장의 의견이다. GPR 기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장점뿐만 아니라 한계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백 팀장은 “GPR기술은 현재 공동탐사 분야에 가장 많이 적용하고 있지만 분석 기술만 조금 더 개발한다면 도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있다”며 “보다 많은 분들께서 이러한 분야에 연구개발을 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기회를 만드는 등 서울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