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효율성 높인 ‘한국형 CFT 교량기술’
안정성·효율성 높인 ‘한국형 CFT 교량기술’
  • 이상오 기자
  • 승인 2019.07.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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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이상오 기자] 최근 교량 기술은 ‘안전’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교량의 대부분이 수명을 다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태풍, 지진, 폭염, 한파,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의 발생은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CFT구조를 활용한 한국형 교량 기술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CFT구조는 극한하중에도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는 구조다. 또한 외부 유해요소로부터 콘크리트의 내구성을 유지할 수도 있어 교량의 안전에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CFT구조의 구속효과를 통해 강도‧연성을 증대시킨 공법이 있다. ‘SCP 합성거더’가 그 주인공이다. SCP 합성거더는 I형 강재로 구속된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합성거더 공법으로 교량의 저형고, 장대화에 유리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 기술은 지난 2000년 개발됐다. 개발된 지 20년 남짓. 하지만 공법의 우수성을 통해 시공 실적은 꾸준히 늘고 있다. 그간 철도교로 최대 55m까지 적용됐으며, 우리나라 도로공사에서 공법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강교형식으로는 최초로 고속도로에 70m 이상 시공이 이뤄지기도 했다. 또한, 특허교량으로는 국내 최초로 베트남에 수출되는 성과도 이뤄냈다.

이러한 SCP 합성거더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버전도 있다. 바로 ‘SB 합성거더’다. 연속교 적용에 용이한 ‘강합성거더’라고도 불린다. 기존 플레이트 거더의 단점인 압축부 좌굴과 인장부 플랜지의 확폭 제한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로 충전된 소형 강상자인 CFT구조로 압축부를 구성하고, 인장부 플랜지에 역U역 보강재를 활용해 설계기준상 확폭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상하부에 가로보를 설치해 다이아프램을 형성하고, 거더 간의 횡·분배를 증대시켰으며, 구조적으로 진동, 처짐, 소음을 저감하기 때문에 철도교 신기술로 인증받기도 했다.

이 같은 공법들을 개발한 한국교량개발연구소는 CFT구조로 이뤄지는 합성거더를 개발한 기업으로 SCP합성거더, SB합성거더, SI합성거더 등의 연구개발을 통해 약 20년 이상 교량 분야를 연구·개발해온 교량 전문기업이다.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2018년 10월부터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패밀리기업으로 지정돼 전문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한국교량개발연구소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각 나라별 자연환경에 적합한 교량기술 개발과 수출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강합성거더와 해당 공법에 적합한 4차 산업 기술인 AI, IoT, Robot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교량 유지관리 기술을 함께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교량개발연구소 심준기 공학박사(사진)는 “이미 미국, 일본, 중국 등 많은 국가에서는 자국 자연환경에 적합한 교량에 CFT구조를 접목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으며, 그 기술이 점차 고도화돼 가고 있다”며 “한국교량개발연구소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상당한 연구개발을 수행했다.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대응이 가능하고, 안전한 교량기술 개발에 힘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한국교량개발연구소는 지난 2013년에 경간거리가 120m까지 시공이 가능한 ‘SI 합성거더’의 실용화에 성공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SI 합성거더는 특수교(현수교, 사장교, 강트러교 등)를 제외한 합성거더교 형식의 교량으로 120m까지 장대화가 가능한 공법이다.

SI합성거더는 콘크리트로 충전된 소형 강상자인 CFT구조가 바닥판에 매립된 구조형식으로 구속효과와 매립효과가 주요 기술적 특징이다.

특히, 상부 압축부는 구속효과에 의해 극한하중 작용 시 압축부 좌굴의 저항을 크게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하부 인장부는 사각 또는 삼각형 보강재에 의해 하부 플랜지 폭 조절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때문에 장경간 시공시 안전성을 확보하고 압축부가 바닥판에 매립되는 구조적 특징상 형고를 낮출 수 있어 하천·도심교량 등 형고 제약이 있는 현장에 유용한 공법이다.

한편, 심 박사는 교량기술 발전에 있어 저해되는 요소로 기술 도용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구글, 애플과 같은 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 나오지 않는 이유는 아직까지 기술에 대한 가치를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회적 풍토가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 연구소와 같은 우수한 성과를 보유한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 도용 문제에 있어 더욱 엄중한 처벌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에서는 소규모 기술 연구개발 집단을 다양하게 구성해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상당히 앞서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우리 연구소와 같은 기술 기반 연구소에 대한 개념이 아직 생소해 기술 보호가 미흡한 편”이라며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인건비와 학술지원비 등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 지원과 기술 보호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함께 마련된다면 다양한 연구개발과 기술의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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