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분해와 가스화’, 폐자원에서 찾은 새로운 에너지 해법
‘열분해와 가스화’, 폐자원에서 찾은 새로운 에너지 해법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5.03.1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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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최근 폐자원의 에너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폐자원은 국가가 보유한 에너지자원으로 볼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처리가 필수적인 만큼 이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은 매우 의미 있는 분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순환경제 전환이 중요한 국제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열화학적 분해기술을 적용하는 열분해 또는 가스화 기술은 기존 에너지화 분야와 더불어 플라스틱 규제와 연계된 국제 동향에서 화학적 재활용 기술로도 적용 가능성이 높아 산업화 전망이 밝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화학 기업들 또한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이를 플라스틱 기초소재로 재활용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폐자원에너지는 기본적으로 폐기물 처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순환경제의 마지막 단계를 담당하는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손꼽힌다. 특히 폐자원이 배출되는 지역에서 분산형 에너지원으로 쉽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시멘트 산업과 같이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분야에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유일한 대체 에너지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국가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통계에서 폐자원에너지를 비재생에너지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바이오매스가 혼합된 폐자원이 상당수라 일정 부분은 재생에너지로 인정된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통용되는 사항이며, 국가 신재생에너지 생산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산업화 지원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러한 폐자원에너지화 기술은 크게 연소 기반 기술과 열분해·가스화 기술로 나뉜다. 연소 기반 기술에는 소각에너지 회수, 고형연료 제조 및 활용, 시멘트 산업 보조연료화 등이 포함되고, 열분해와 가스화는 플라스틱 재활용이나 합성가스 생산에 폭넓게 적용된다.

이와 관련해 현재 다양한 연구개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소각열 이용 기술은 고효율 소각일체형 보일러와 지능형 소각로 운영기술 등으로 발전하고 있고, 고형연료 분야에서는 한국중부발전이 원주에 10MW급 유동층 연소 발전시설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주민 수용성 문제로 인해 관련 발전시설의 신규 도입이 쉽지 않아 고형연료를 활용한 사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시멘트 산업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폐자원을 보조연료로 쓰는 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연소 기반 폐자원에너지화 기술 외에도 열분해·가스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폐자원부문위원회 오세천 위원장(사진)은 “소각열 이용 분야에서는 고효율 소각일체형 보일러의 개발과 함께, 운전 중 발생하는 클링커 생성이나 보일러 부식 같은 소각시설 운영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요소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들어 AI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소각로 운영기술도 본격적으로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열분해 기술은 이전에 액상 산업연료유 생산 목적으로 주로 연구됐지만, 최근 플라스틱 국제 규제 흐름에 대응하는 화학적 재활용의 핵심 기술로 재조명되고 있다. 가스화 기술은 수소 생산과 화학원료 전환 가능성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합성가스를 연소발전 외에도 화학 원료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가스화를 통해 얻은 합성가스를 발전에만 사용했지만, 지금은 탄소중립 이슈로 인해 합성가스를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오 위원장은 “폐자원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 범주에서 상당 부분 제외되면서 산업계도 사업화 계획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폐자원은 반드시 처리해야 하며, 일관성 있는 정책운영과 더불어 폐자원에너지화 시설의 필요성과 수용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폐자원에너지의 중요성을 고려해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폐자원부문위원회는 학술 교류와 산업화 촉진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여러 전문가가 참여해 정기 학술발표회 및 부문위원회를 열고 각 기술의 발전 방향과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폐자원부문위원회는 산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학회 학술발표회에 특별세션을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대형 국가기술개발 사업단과 협력해 국내외 기술 교류의 장을 넓히고 있다. 올해는 한국환경에너지공학회와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해 폐자원의 에너지화는 물론, 전과정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책적·학술적·산업적 노력들을 바탕으로 폐자원의 에너지화가 탄소중립 실현과 자원순환의 핵심 기술로 더욱 주목받으며, 앞으로도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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