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도시재생은 ‘DIY’로 이뤄진다
청년의 도시재생은 ‘DIY’로 이뤄진다
  • 이상오 기자
  • 승인 2019.07.0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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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이상오 기자] ‘DIY(do it yourself)’는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을 뜻한다. 현재 서울시에서 이뤄지고 있는 도시재생은 ‘DIY’와 그 의미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주민들이 직접 기획을 통해 자신들의 주거지를 변화시키는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이 모토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울시의 도시재생 사업은 청년창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학도 출신 청년 창업자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건축과 출신의 ㈜오롯컴퍼니 이종건 대표이사(사진)는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대규모가 아닌, 옥탑방, 반지하 등 노후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옥탑방, 반지하, 지하창고’의 약자로 만들어진 오롯컴퍼니의 ‘옥반지 프로젝트’는 저가로 새로운 인테리어를 경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도시재생 선순환의 좋은 예시라 볼 수 있다.

특히 오롯컴퍼니는 도시재생 분야 중에서도 주거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재개발해제지역, 도시재생활성화 등의 노후주거지역을 선정해 해당지역의 노후빌라 옥탑, 반지하 등을 활용하고 있는 것.

자본의 논리에 의해 주민들이 지역을 떠나가는 현상을 막는 것이 오롯컴퍼니가 도시재생 분야에서 핵심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에 인접한 지역에서 공간을 확보해 소규모로 그룹화하고, 개별공간과 공유공간을 거주자가 직접 꾸며갈 수 있도록 DIY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노후주거지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신축빌라 난립현상을 예방하고 건물주에게는 합리적인 수익구조를 제공하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시공기술을 바탕으로 도시를 재생하는 사회혁신기업인 오롯컴퍼니는 그간 도시재생 분야 주민공동체 조직화와 활성화 사업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특히 시공분야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프로젝트에서는 여성시공자를 중심으로 모집하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도시재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사람 중심’의 변화를 꾀하고, 주민 인식전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현재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규격화된 시공 재료 개발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며 “오롯컴퍼니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1인주거와 공유공간을 주제로 라이프스타일 공유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표는 도시재생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도시재생 사업과 기존정비 사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생력을 위해 주민 주도의 사업으로 기획부터 진행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초지자체 행정조직의 도시재생과 관련한 공무원, 민간전문가 등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주민공동체와 사회적경제 분야의 공동체, 자산공유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드웨어가 설계되고 구축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여전히 전문가나 기업이 마스터플랜을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의 정비사업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을 동원하는 비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며 “주민들을 잘 성장시켜 민간전문가로, 로컬비즈니스 기업가로 육성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보통의 주민들이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도시재생을 사업이 아닌 ‘삶의 방식’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자본의 논리로 도시를 신축·재건축하기보다는 도시 고유의 역사성을 고려한 방식으로 건축물과 도시를 변화시켰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 오롯컴퍼니도 오랜 시간 지역과 호흡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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