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외장재 완성 단계… 세계 시장 공략한다
전고체 배터리 외장재 완성 단계… 세계 시장 공략한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5.01.07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전 세계 이차전지 시장은 지금까지 전기자동차(EV)가 견인해왔지만, 최근 성장둔화가 지속되며 캐즘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이차전지 제조사들은 새로운 돌파구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웰스파고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AI 사용 급증으로 전력 소비가 8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그중 80%는 신재생에너지로 충당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한국 기업들이 오랜 기간 구축한 글로벌 시장 리더십은 앞으로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에스비티엘 첨단소재는 오랜 시간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 이차전지 첨단소재 산업에서 활약하고 있다.

화재·폭발 측면에서 안전성이 우수한 파우치형 이차전지 외장재와 구조재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에스비티엘 첨단소재 사업은 크게 외장재, 구조재, 그리고 전략사업의 세 분야로 구분된다.

에스비티엘은 외장재 분야에서 내열성과 수분 차단성이 우수한 알루미늄 파우치(86~186㎛ 등 다양한 두께), 스테인레스(STS), 구리(Cu), 티타늄(Ti) 파우치, 전고체 배터리용 특수 파우치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구조재 분야에서는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셀에서 모듈, 그리고 팩으로 이어지는 열폭주(Thermal Propagation)를 지연/방지하기 위한 차세대 면압패드와 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으며, 전략사업을 통해서는 자체 외장재·구조재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가치 향상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에스비티엘은 이미 웨어러블·휴대전화용 초박막(86㎛)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부터 중소형(111㎛), 내전해액 보호 강화용(111㎛), 내열성 강화형(111·116㎛), 그리고 전기차·ESS용으로 절연저항과 내부식성이 뛰어난 156·186㎛ 두께의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전고체 배터리의 고압 성형에 대응하는 초후막 파우치까지 개발을 마쳐, 해당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기술력으로 에스비티엘은 국내·외 및 PCT 등록 특허 24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약 40여 개의 글로벌 고객사와 공동개발을 통해 휴대폰·전기차·ESS용 파우치 등 맞춤형 제품을 생산해 왔다. 특히 일본 경쟁사 대비 우수한 성형성, 내전해액성, 내열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스비티엘 천상욱 대표이사(사진)는 “글로벌 No.1 기업들과 밀착 협업과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차세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플렉시블 배터리용 외장재는 이미 완성 단계를 앞두고 있다”며 “ESG 경영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친환경 기업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비티엘은 2017년 설립 이후 2차례 공장 증설을 마쳤다. 2009년부터 이차전지용 파우치 필름 국산화를 시도했던 희성화학으로부터 상용화 생산설비와 특허를 매입하고 엔지니어를 영입해 기술 역량을 크게 높였다. 현재 2,500평 규모의 화성공장에 3호기까지 설치해 가동 중이며, 지난 15년간 쌓아온 이차전지 기반기술을 토대로 46개 글로벌 이차전지·전기차 제조사와 함께 60여 건의 차별화·차세대 외장재 및 구조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책과제에서도 에스비티엘의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용 파우치 개발’, ‘Flexible 배터리용 파우치 개발’ 등 7개의 정부 과제를 수행해 왔다. 특히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반도체, AI, 로봇, 바이오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 기술을 가진 2개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100억원 규모의 ‘고위험·고성과 R&D 프로젝트’에서 최종 2개사 중 하나로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해 주목받았다.

또한, 에스비티엘은 국내 다양한 연구기관과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2021년 황화물계 전고체 전지용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 개발에 돌입, KIST 에너지저장연구센터(정훈기 센터장)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성과를 얻었다.

양측은 황화물계 전고체 이차전지에 필요한 전극(Cathode·Anode), SE 필름 등 필수 공정에 대한 시제품 시험·평가를 협업하며 황화수소 농도, 고온·고습 환경(85℃, 85% RH), 충·방전 테스트 등을 완료했고, 그 결과 황화물계 전고체 전지용 파우치 필름을 최종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에스비티엘은 국산 기술을 활용한 파우치 필름 개발로 국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를 비롯해 전고체·플렉시블 배터리에 적용되는 신소재를 개발해 나가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지속할 전망이다.

천 대표는 “SBTL의 회사명이 담긴 철학(‘S’ Safety Revolution, ‘BTL’ Battery Technology Leader로 SBTL은 안전성이 우수한 이차전지 소재의 글로벌 리더)을 바탕으로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안정성과 내열성이 뛰어난 이차전지 파우치 필름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중”이라며 “차세대 전고체와 화재·폭발 위험이 적은 외장재·구조재를 핵심 전략사업으로 육성해, 향후 고안전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 고안전성 배리어 구조재, 고효율 냉각 모듈용 외장재 등을 개발해 이차전지 안전체계를 견고히 확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화이트리스트, 요소수 사태 등 자원 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망 안정화 3050’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 정책은 특정 국가에 70% 이상 의존하고 있는 185개 핵심 소재를 2030년까지 국산화 비율 5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국산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기업을 선정하는 ‘공급망 안정화 선도기업’ 제도도 도입했다.

이에 대해 에스비티엘은 이차전지용 파우치가 핵심 소재에 포함된 만큼, 해당 분야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에너지저장장치가 점차 보급될수록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와 스마트 그리드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천 대표는 “고에너지밀도·고안전성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 제조공정 등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정부가 국책연구소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보조금, 세금감면, 투자, 세액공제 등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