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대응 위해, 온실가스 정밀 검증·모니터링한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대응 위해, 온실가스 정밀 검증·모니터링한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4.09.13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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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대기환경 모사를 위한 CFD 엔진 기반의 물리모델 알고리즘 기본 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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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지난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신기후체제라고 불리는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이 체결됐다. 이로서 약 20년 가까이 전 세계의 기후체계를 주도해온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시대가 끝나고, 포스트 교토의정서 시대가 도래됐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대응하고자 우리 정부는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치를 발표했지만, 미온적인 목표치라는 국제사회와 국내 시민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기존 발표된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 및 로드맵’(2016.12)을 수정해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기본로드맵 수정안’을 2018년 07월 확정했다.

또한, 2019년 12월에 수정해 수립된 2030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를 2020년 12월 UN에 제출했다. 이어 2020년, ‘2050 탄소중립 목표 설정 및 추진전략’을 발표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2021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하며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기후위기의 급격한 변화와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 우리나라 역할의 강조와 탄소중립 기본법과의 정합성을 고려해 2021년 10월, NDC의 상향을 결정해 현재 적용 중인 20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 목표치가 채택됐다. 이는 2030년에는 배출량 436.6백만 톤으로 감축하는 수치로써, 정부는 이 목표 달성을 위해 각 부문별 온실가스 감축량을 추가 배정했으며, 흡수원을 대표하는 LULUCF(Land Use, Land Use Change and Forestry) 분야에서는 26.7백만 톤의 온실가스 흡수량을 배정했다.

온실가스는 대부분 배출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온실가스를 나무를 포함하는 식생이 흡수한다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LULUCF라는 단어는 생소한 개념이다.

AFOLU(Agriculture, Forestry and Other Land Use)로 불리기도 하는 LULUCF는 Land Use, Land-Use Change, and Forestry의 약자로, 유엔 기후변화사무국에서 ‘정주지, 상업용 토지이용과 같이 사람이 직접 관여해 토지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의 배출과 흡수를 포괄하는 온실가스 인벤토리 부문’으로 분류되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른 국가 인벤토리 보고서는 에너지, 산업공정, 농업, LULUCF, 폐기물 등 크게 5가지 부문으로 나눠져 있는데, 농업과 LULUCF를 합쳐서 AFOLU라고 하며, 비교적 최근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건축물 에너지와 교통 에너지는 모두 에너지 부문에 속하고, 온실가스 인벤토리 부문은 대부분 온실가스 배출량과 관련이 깊다고 볼 수 있으며, 이들 중 대기 중 온실가스의 탄소를 흡수하고 상쇄할 수 있는 유일한 부문은 LULUCF 또는 AFOLU인 것이다.

하지만 LULUCF 부문은 아직 그 산정체계와 정립되지 못한 실정이다. 특히, LULUCF 부문 중 정주지와 기타 토지 부문이 그러하여, 국제사회에 우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하는 국가 인벤토리 보고서(NIR. National Inventory Report)에 해당 내용을 수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러한 온실가스 통계산정과 온실가스 목표 달성 관점이 아닌 국토와 도시관리 관점에서, 최근 20년간 택지개발사업, 도시개발사업 등으로 인하여 산림지나 초지 등에서 정주지로의 변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으로 정주지에서 산림지나 초지로 복원된 경우는 매우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LULUCF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최근 20년간 토지이용 변화 상에서도, 우리의 국토와 도시를 건강하게 조성해 미세먼지나 도시열섬의 저감에 도움을 주는 도시 내 수목을 비롯한 그린 인프라에 대한 충분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반면, 해외의 경우 이미 대표적인 온실가스 흡수원이면서 동시에 미세먼지의 흡수원이자 도시열섬의 저감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도시공간 내 식생에 대해 도시와 국토관리 차원에서 기초조사와 연구가 일찍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도시공간 내 식생의 역할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단순히 온실가스 활동자료 구축에 그치지 않고 도시·국토 단위의 계획·관리 차원에서 식생을 통한 온실가스 흡수·배출량 예측과 장기적인 온실가스 관리의 개념까지를 모두 함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호서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연구진이 국토·도시개발, 건설과정에서 식생의 생육환경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수목 생육의 인큐베이터이자 국토·도시환경과 건조환경 조성까지를 포괄하는 적극적인 그린 인프라 구축 모델로써 독일, 싱가포르 등에서 활용하고 있는 바이오필릭 어바니즘(Biophilic Urbansim)을 제안해 연구가 한창이다. 현재 연구진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대응 및 클린 국토 실현을 위한 바이오필릭 어바니즘 개념의 국토・도시 조성’을 비전과 목표로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호서대학교와 고려대학교는 온실가스 통계의 검증·모니터링 기반 플랫폼 개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국지 범위의 수목을 감지·관리 할 수 있는 국지·정밀 조사 기법 개발하기 위해서 가로수를 대상으로 이를 자동으로 산정할 수 있는 최적 방법론 조합을 개발하고자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드론 및 지상에서의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와 사진측정학(Photogrammetry), 다중분광 및 초분광영상(Multi-spectral and Hyper-spectral Image) 기술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도시개발 및 단지개발 시 기초 기준이 될 수 있는 국지 범위의 기후지도를 개발하고자 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온실가스 정밀 검증·모니터링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의 초기 3년 동안의 연구책임자였던 고려대학교 이건원 교수(사진)은 “이 연구에서 개발된 국지·정밀 조사 기법과 국지 범위의 기후지도는 소위 3D 스캐너라 불리는 라이다 기술과 도시건축 분야에는 다소 생소한 CFD 기술을 AI와 접목해 더욱 고도화한 기술”이라며 “이 기술을 통해 우리의 국토·도시계획에서 간과돼 온 가로수, 도시 숲과 도시공원 등과 같은 그린 인프라의 관리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국지 범위의 기후지도 관련 기술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미기후를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또한, 폭염은 물론, 미세먼지로 대표되는 대기질, 폭우 등을 관리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2021년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 개정안, 도시군기본계획 지침 개정 등의 작업에 참여해 이와 관련한 사항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 바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인 G-SEED에도 관련 내용을 담을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연구를 이어서 2년 동안의 연구를 이끌고 있는 호서대학교 안요섭 교수(사진)은 “국지·정밀 조사 기법의 활용성 및 정확도를 제고하기 위해서 검증 작업에 착수하고 있으며, 그 가능성이 본 연구 및 관련 논문을 통해 입증됐다”며 “추후 지속적인 국가의 지원과 관심을 통해 보다 고도화된 기술로 현재 수작업을 진행되는 도시 숲의 측정과 관리에 있어 AI의 도움을 받아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와 호서대학교 연구진은 남은 연구 기간 동안 연구과제의 성과적인 실현과 과제 종료 후에도 이번 연구 성과가 지속해서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와 연계하여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미국의 뉴욕이나 영국의 런던, 독일의 베를린, 싱가포르 등의 선진국에서는 도시 내 그린 인프라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이처럼 국내에서도 시민들이 본 기술을 활용해 그린 인프라를 관리하고, 더 나아가 시민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관심을 유발하는 긍정적 기제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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