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액화 플랜트 기술 고도화… 탄소 중립· 에너지 공급망 혁신 주도
수소액화 플랜트 기술 고도화… 탄소 중립· 에너지 공급망 혁신 주도
  • 전수진 기자
  • 승인 2024.06.2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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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 LNG 극저온기계기술 시험인증센터 (김해)
한국기계연구원 LNG 극저온기계기술 시험인증센터 (김해)

[공학저널 전수진 기자] 글로벌 기후위기와 탄소 중립을 위해 대규모 무탄소 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됐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국내 청정수소 수요는 2,740만 톤에 달하지만,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 여건의 한계로 해외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그린수소 공급 및 수요 지역의 불일치로 인해 대륙 간 수소의 운송체계는 필수적인데, 대륙 간 공급 체계 인프라 구축 부분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대용량 수소의 대륙 간 운송은 암모니아와 액체수소를 이용한 다양한 운송 방법이 존재한다. 액체수소는 장기적으로 경제적인 운송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를 위한 기술개발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암모니아 운송이 가장 경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액체수소 운송이 가장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수소액화 플랜트와 액체수소 운송선 등의 기술적 발전이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의 수소액화 플랜트 기술은 우주항공 분야의 연료공급을 목적으로 시작돼, 일반적인 에너지 플랜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다. 그러나 2050년까지 글로벌 수소 수요는 발전 및 수송 분야에서만 12,150만 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액체수소 생산 플랜트도 대형화·고용량화가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운영 중인 세계 최대 수소액화 플랜트의 용량은 30톤/일 수준이지만, 수소 수요 증가에 맞추어 500톤/일 이상의 규모로 스케일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액체수소 저장·운송 부문도 LNG 운반선, 인수기지와 유사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버스, 트럭, 열차, 선박 등의 중·대형 모빌리티 분야는 액체수소를 활용해 고중량·장거리 운행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액체수소 관련 시스템과 기자재 개발을 통해 기술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는 미래 기술과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중요한 전략인 만큼 국내에서도 대형화와 고용량화를 향한 기술개발이 필수 요소로 손꼽히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액체수소플랜트연구센터는 수소 분야 국가전략기술 확보를 위해, 2024년 2월 전신인 신에너지플랜트연구실에서 센터급으로 승격·신설된 연구조직이다.

센터는 탄소 중립사회 에너지 공급망 구축을 위한 액체수소 기반 시스템, 공정과 핵심 기자재 기술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며, 신개념 에너지 플랜트의 운영·신뢰성 확보를 위한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현재 액체수소플랜트연구센터는 국내 최초로 0.5톤/일급 수소액화 파일럿 플랜트 구축을 추진 중이다. 금년 내에 파일럿 플랜트 구축을 완료하면, 운영을 통해 자체 개발한 수소액화 공정을 검증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기술로 개발된 터보 팽창기, 열교환기, 콜드박스, 저장 탱크, 밸브 등 수소액화용 핵심 기자재의 성능평가도 계획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액체수소 기반 충전소와 중·대형 모빌리티에 적용할 수 있는 ZBO(Zero Boil-off) 액체수소 저장 탱크, 펌프, 기화기, LH2 FGSS(Fuel Gas Supply System) 등의 핵심 기자재·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기계연구원 LNG·극저온기계기술 시험인증센터(김해)에 액체수소 생산과 공급이 가능한 테스트 베드 구축을 완료 후, 국내 액체수소 기업이 개발한 제품의 성능검증과 트랙 레코드 확보를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액체수소플랜트연구센터 도규형 센터장(사진)은 “액체수소 분야 연구는 2016년 9월 국토교통부의 ‘고효율 수소액화 플랜트 상용화 기술개발 기획’ 과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이 기획과제를 통해 3대 해외 선진기업(Linde, Air Liquide, Air Products & Chemicals)이 수소액화 플랜트 기술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을 인식하게 됐고, 국내 독자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됐다”며 “이에 따라 2019년 1월에 발표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국내 정부의 정책을 반영해 2019년 4월부터 국토교통부의 ‘상용급 액체수소 플랜트 핵심기술 개발사업’에 총괄 실무자로 참여했다. 현재 대형 모빌리티의 액체수소 활용을 위해 ‘액체수소 공급시스템 핵심 기자재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액체수소 연료공급시스템 및 관련 핵심 기자재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다수의 액체수소 관련 정책과 기술개발 전략을 발표하며, 액체수소와 연계된 산업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선제 정책과 전략이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계획에 그치지 않고 액체수소 연관 산업 생태계 구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정부 차원의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도 센터장의 의견이다.

그는 “특히 최근 강릉 수소폭발 사고 등으로 인해 수소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액체수소는 고압 기체수소(200-700bar)보다 현저히 낮은 대기압 수준에서 저장·운송이 가능해 이러한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며 “연구자들은 액체수소의 안전성을 기술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하는 기회를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액체수소플랜트연구센터는 정부 사업을 통해 기업의 현재 주력 분야뿐만 아니라 미래 신사업·신제품 개발을 지원하며 사업화와 매출 창출을 촉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CVE와 협력해 수소액화 플랜트의 핵심 설비인 콜드박스의 국산화 설계·해석 기술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동화엔텍과는 수소액화용 열교환기 및 액체수소 기화기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 중이다. 또한, 액체수소용 제어 밸브와 안전밸브의 국산화·과냉각 액체수소 연료저장 시스템 개발 분야에서는 ㈜수림테크, 일진하이솔루스㈜와 협력을 진행 중이다.

도 센터장은 “액체수소용 시스템·기자재의 제품화를 위해서는 트랙 레코드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시험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금액의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액체수소 산업은 태동기이며, 시장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민간주도의 재정적 투자에 한계가 있다”며 “센터에서는 액체수소 생산과 공급 테스트 베드 설비를 중심으로, 액체수소 열교환기, 콜드박스, 밸브, 용기 등 기자재 개발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액체수소 생태계를 조성하고 트랙 레코드 축적에 이바지하는 액체수소 연관 기업의 혁신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액체수소플랜트연구센터는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액체수소 기반 에너지 공급망 실현’을 비전으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액체수소 생산, 저장·운송 및 활용 분야에서 역량을 집중하며, 액체수소 시스템과 관련된 핵심 기술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개발된 기술을 기반으로 대규모 수소액화 플랜트 설계 기술을 개발하고, 액체수소 운반선과 인수기지의 핵심 기자재 기술을 강화해 글로벌 액체수소 공급망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센터가 한국기계연구원의 차세대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 센터장은 “화석연료인 석탄·석유와 천연가스를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수소경제가 도래하더라도 해외에서 대용량의 수소를 수입하는 수소 순 수입국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미래 탄소 중립사회 핵심 산업인 액체수소 기반 에너지 공급망 및 활용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조선, 플랜트, 발전, 자동차 산업 등 제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인프라 건설시장을 선도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므로 미래 세대를 위한 국가 제조업 경쟁력 선도와 산학연의 구심체로서 한국기계연구원 액체수소플랜트연구센터가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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