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효율 갖춘 액화수소 설비 고도화… 자동화 구축해 한계 극복
안전성·효율 갖춘 액화수소 설비 고도화… 자동화 구축해 한계 극복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4.06.2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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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액체수소 산업의 발전을 위해 LNG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액체수소 산업은 초기 발전 단계에 있지만, 전문가들은 열 손실이 고려되지 않으면 운영비용이 증가하고 시장경쟁력을 잃을 우려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수소와 LNG의 기화량 차이는 약 8배에 달하며, 수소는 낮은 에너지에서도 쉽게 점화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안전과 에너지효율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손꼽힌다.

여기서 안전은 가스 누설 방지를 의미하며, 에너지효율은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안전성과 에너지효율을 모두 고려한 초저온밸브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자동화 생산시설을 구축해 세계 기업들이 해결하지 못한 경제적 문제를 극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수소 전문기업 ㈜수림테크는 초저온밸브의 설계부터 제작, 검사까지 종합 솔루션을 보유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기초기술에 충실한 설계부문에는 수림테크의 기술이 집약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림테크는 소재특성과 유체특성을 충분히 반영해 밸브 본체 소재를 환봉으로 사용하고, 금속조직과 열변형을 고려해 극저온에서 우수한 차단 성능을 갖춘 밸브를 설계했다. 또한, 밸브 총질량과 스템 파이프의 두께와 길이를 계산해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설계를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수림테크는 밸브제작의 핵심기술로 생산공정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시행착오와 실험을 거쳐 생산설비와 제작절차를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설계된 밸브는 제작과정의 왜곡을 통해 품질 오차로 이어지는 문제를 극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밸브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품가공은 대부분 자동화 기계로 표준오차 이내에 생산되지만, 용접과 연마과정에서 설계와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림테크는 자체 개발한 용접 최적화 기술과 진공단열 수명연장을 위한 누설률 최소화 기술을 도입해 왜곡을 최소화했다.

개발한 밸브의 성능을 검사하는 기술력을 갖춘 것 또한 수림테크만의 차별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밸브 성능 실험에는 4 Kelvin(액체헬륨 -269℃) 온도제어 기술이 필요하며, 안정적인 성능을 위해 소재의 수축 현상을 해결하고 열 손실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액체수소는 가연성 유체로 실험 시 안전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수림테크는 이를 위해 비활성 가스인 액체헬륨을 실험 유체로 사용하고 있다. 액체수소와 액체헬륨의 차이는 단순히 기화점 차이뿐만 아니라 온도제어 기술의 난이도가 높다는 점에서도 나타난다. 액체헬륨은 기화량이 매우 민감해 온도 변화에 따라 압력이 크게 변동하며, 이에 따라 극저온 환경에서의 온도제어 기술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수림테크의 온도제어 기술이 각광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술들을 개발한 수림테크는 20여 년간 초저온밸브, 배관·시스템을 생산해온 전문기업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기업들과 함께 초저온 분야의 다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항공우주, 방위산업·산업가스 분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수림테크는 10여 년 전, 3000톤급 국산 잠수함 사업에 참여하며 수소연료전지 계통의 밸브를 공급하면서 수소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독일에서 건조된 잠수함의 수소연료전지 계통 오버홀 사업을 세계 최초로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수소 사업을 본격화했다.

2021년에는 독일 공공연구소인 ILK Dresden으로부터 수소액화기술을 도입하며 독일 연방정부의 기술이전 승인을 받아 액체수소 기술선점을 이뤄냈으며,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2023년 액체수소 밸브 및 배관을 개발해 두산에너빌리티 액화플랜트에 공급함으로써 상업화를 시작했다.

이와 같은 액체수소 밸브 상업화에 따른 수소 활성화 공로를 인정받아 수림테크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부터 장관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림테크는 현재 극저온 진공단열 배관과 극저온밸브 등 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진공단열 배관의 경우 최대 24인치까지 생산한 경험이 있으며, 2인치 진공단열 배관의 경우 한 달에 약 240m의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최고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극저온분야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 밸브를 제작함에도 불구하고 짧은 납기와 극저온 기술에 대한 기술지원으로 고객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수림테크 이덕재 대표이사(사진)는 “수림테크는 연 매출 30억 원, 정직원 10명의 소기업으로, 20년 이상의 초저온 분야 경험과 독일 기업들과의 기술 교류를 통해 설계 전문인력을 양성해 왔다”며 “해군 수소 충전시설 경력 20년 이상의 생산책임자들과 함께 밸브생산을 안정화했으며, 다양한 생산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바로 생산 자동화 시설을 갖췄다는 점이다. 현재 수림테크는 부품의 품질이 안정화된 상태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반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높은 인건비와 인력난을 극복하고 품질을 안정화를 위해 스마트팩토리를 설계하고 있으며, 생산 자동화 시설에 대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수림테크는 다양한 액화수소 밸브를 개발 중이며, 일부 품목에 대해 KGS 인증을 취득하고, CE, DOT, PED 및 선급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시스템 사업으로는 차량용 과냉각 액체수소 저장 용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 저장 용기는 DC24V 전원으로 밸브를 자동 제어할 수 있으며, 원격으로 수소누설을 감지하고 긴급 상황에서도 안전한 지역으로 차량을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설계검토 결과, 유럽, 미국과의 기술격차가 수년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현재 개발 중인 760리터급 차량용 액화수소 저장탱크는 오는 10월 미국 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에서 실증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수림테크는 과냉각 액체수소를 생성하기 위한 액체수소 압축펌프를 개발할 계획을 수립하고, 차량용 수소연료가 과냉각 액체수소로 전환될 전망에 따라 유럽 기업과의 국제 공동개발을 통해 신뢰성과 내구성, 경제성을 갖춘 펌프의 상업화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시장선점을 위해 미국 대형화물트럭의 개조시장을 목표로 소용량 액화수소 저장탱크를 개발하고 있다”며 “2026년 이후 연간 1000개 이상의 자동밸브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자동밸브, 안전밸브, 체크밸브 등 밸브 자동생산이 가능한 시장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액체수소를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는 충전소다. 세계 자동차 연료부문 액체수소 기술은 과냉각 액체수소로 진화하고 있다”며 “과냉각 액체수소의 기술선점을 위해 액체수소를 압축해 과냉각 액체수소 생성을 할 수 있는 펌프의 기술개발 필요성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수림테크는 일반 액체수소 충전기의 단점인 충전량 계측 오차를 해결하고 상업화가 가능하도록 액체수소 충전량 계측 오차를 줄이는 충전기와 펌프의 내구성을 10,000시간으로 늘리는 것은 물론 펌프의 가격을 현재 액화수소 고압펌프 대비 5분의 1로 줄이는 혁신 기술개발에 앞장설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액체수소산업은 ‘가스산업 궁극의 기술’이자 ‘가스산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성능과 안전이 확보된 밸브시장은 초고도기술을 필요로 하며, 기계공학뿐만 아니라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융합시키게 될 것”이라며 “국내 밸브산업의 기술도 액체수소산업 활성화를 대비해 기술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소산업 활성화는 밸브 수요를 증가시키지만 시장규모는 한정적일 것으로 예측되는 바 밸브 고품질화, 국제 가격경쟁력을 갖춘 전문기업이 필요하고 수림테크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림테크는 지난 20여년 간 소재·부품에 대한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자동밸브, 안전밸브 등 다양한 부품과 진공단열 배관 기술을 융합해 장비산업으로 성장을 계획 중이다.

이 대표는 “현재 한국기계연구원 액체수소플랜트 연구센터 자체안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액화수소밸브와 안전밸브에 대한 기술, 안전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 향후 액화수소용 밸브 등을 공급하며 한국기계연구원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라며 “국내 연구소, 대학의 기술지원은 중소기업의 생산기술을 향상시킬 것이며 이러한 유기적 관계가 수소기술을 진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정부 주도 국가전략산업을 통해 국내 기업이 중국기업에 의해 잠식되는 것을 막고, 나아가 중국기업의 가격을 초월할 수 있는 기업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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