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단열·안전성 확보, 극저온환경 에너지 수송·저장 가능해진다
차별화된 단열·안전성 확보, 극저온환경 에너지 수송·저장 가능해진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4.06.24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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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공기 에너지저장용 극저온 콜드박스(2024, 한국기계연구원
액체공기 에너지저장용 극저온 콜드박스(2024, 한국기계연구원)

[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탄소 중립 사회로의 빠른 전환과 함께 수소산업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극저온 기술의 필요성과 활용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극저온 산업은 일반적으로 120K(영하 153℃) 이하의 온도인 LNG와 액체헬륨 온도 사이의 극저온에서 특수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장치·시스템, 액체 상태로 수송·저장을 위한 단열기술 등을 제공하는 특수 산업 분야로, 고도의 단열기술과 안전보장 기술이 필요하다.

다양한 산업계 전반에 두루 활용되고 있는 이러한 극저온장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냉매의 물성과 극저온에서의 재료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로 손꼽힌다. 극저온에서는 상온과 완전히 다른 물성을 나타낼 수 있어, 특수한 재료와 설계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극저온 냉매는 외부의 적은 열침입에도 매우 많이 증발한다. 예를 들어, 액체질소는 1W의 열 침입으로 시간당 0.023 리터가 증발하고, 액체헬륨은 같은 조건에서 시간당 1.38 리터가 증발한다. 이는 액체헬륨이 특히 빠르게 증발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액체헬륨은 일반 용기 대신 ‘cryostat(극저온용기)’에 안정적으로 보관된다. 이 cryostat은 이중 구조로 설계돼 있어 내부와 외부 사이에 진공이 유지되며, 단열재가 사용돼 복사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극저온 상태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극저온 냉매를 효과적으로 보관·이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 이러한 극저온용기를 개발하고 있는 ㈜씨브이는 극저온 산업의 선두주자로서, 고도의 단열기술과 안전이 보장된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극저온 환경에서는 상온에서 리크(leak)가 발생하지 않던 부분에서 리크가 발생할 수 있어 정밀 용접기술이 필수적이다. 씨브이는 이러한 ‘콜드 리크(cold leak)’를 방지하기 위해 고도로 숙련된 용접사들이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극저온장치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온도, 압력, 유량 등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필수적이다. 극저온 환경에서는 센서의 민감도가 매우 중요하므로 정확한 설치와 취급이 고려돼야 한다. 이에 따라 씨브이는 액체헬륨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 Cernox나 Si-diode와 같은 특수 센서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 센서의 부착과 신호선 연결 방법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씨브이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객 맞춤형 설계와 제작을 통해 각 산업 분야의 특성에 맞는 극저온장치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초전도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씨브이의 고도로 숙련된 기술진이 참여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씨브이 김성래 대표이사(사진)는 “우리의 목표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 고객이 기대하는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품질 개선을 통해 극저온 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씨브이는 극저온 진공 단열 배관, 극저온용기 및 냉각시스템 설계 및 제작, 헬륨/수소 액화기 수입 판매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극저온 진공 단열 배관은 액체질소, 액체헬륨, 액체수소 등의 냉매를 이송하는 배관으로, 내관과 진공을 유지하기 위한 외관으로 구성된다. 대표적으로 나로호, 누리호 등의 발사체에 연료를 공급하는 진공 단열 배관을 공급했으며, 인천에 설치된 액화 수소 플랜트에도 진공 단열 배관을 공급했다.

이와 함께 극저온 냉각시스템은 액화기 또는 냉동기를 사용해 증발하는 냉매를 다시 재액화하거나 온도가 상승한 냉매를 과냉각하는 장치로 외부의 추가적인 냉매의 공급 없이 극저온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씨브이에서 제작했던 주요 극저온용기와 냉각시스템으로는 초전도 전력기기용 극저온용기와 냉각시스템 및 핵융합 관련 초전도 Magnet 실험용 각종 극저온용기, Valve Box 등이 있으며 중이온가속기용 고온초전도 사극 자석용 극저온용기와 35K의 cold 헬륨가스를 이용한 사극 자석 냉각시스템 등도있다.

또한, 씨브이는 세계 최고의 가스 플랜트 업체인 린데 크라이오테크닉의 국내 대리점으로, 대형 헬륨 액화기 및 냉동기를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에 공급해왔다. 대표적으로 대전시 신동에 있는 중이온가속기연구소에 헬륨 액화 설비를 설치한 바 있다.

씨브이는 1994년 설립 이후, 국가 연구소와 협력해 다양한 국책연구과제에 참여해 왔다. 또한 KSTAR 프로젝트에서 헬륨 분배 박스 및 액체헬륨 공급 배관을 개발했으며, G7 프로젝트에서는 MRI 크라이오스타트를 개발했다.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에서는 초전도 전력기기용 극저온용기와 냉각시스템도 개발했다.

김 대표는 “씨브이는 기술 혁신과 품질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 연구팀을 구성하고, 최신 기술과 장비를 도입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극저온 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며, 씨브이는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자신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한국기계연구원 액체수소플랜트연구센터가 주관하는 국토교통부의 ‘상용급 액체수소 플랜트 핵심기술개발’ 연구과제에 참여해, 대용량 수소 액화 플랜트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0.5 T/D급 ‘수소 액화용 콜드 박스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수소 액화 기술의 국산화와 성능검증을 위한 핵심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씨브이는 향후 극저온 산업 분야에서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의 기술과 제품을 제공하면서 매출 증대와 국가 기초과학 발전에 기여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국가·국제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기술 혁신을 통해 더 나은 극저온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새로운 시장 개척과 고객 만족을 위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신기술 도입에 힘쓸 방침이다.

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청정에너지에 관한 관심과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수소에너지 연구 및 사업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며 “현재 액체수소 운반선용 진공 단열 배관 및 장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수소 경제 활성화와 극저온 요구 증가에 따라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극저온 기술의 기반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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