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현재 도로는 기존 도로 시설의 노후화에 따른 비용 증가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효율화 방안 마련이 주요 현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와 더불어 ICT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확대에 따른 도로 디지털화 수요 또한 증가되고 있어 도로의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도로 정보가 체계적으로 디지털화되면 뿔뿔히 흩어져 있던 데이터를 연계하고 분석해 도로 자산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고 도로 노후화 대응과 도로 유지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곧 도로 운영 업무 효율을 증가 시킬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모빌리티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와 데이터 분석, 예측 내용을 제공할 수 있어 모빌리티 시대를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국토교통부에서는 도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토/교통 분야의 공공기관과 국가도로망 디지털 트윈 구축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국토정보공사의 경우에는 도로대장을 표준화된 디지털 규격으로 구축하고 도로 유지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통합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산과 인력이 중앙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방자치단체 중 일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행정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도로공사에서는 건설정보모델링(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정보 플랫폼을 개발해 도로 공정별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사각지대 도로위험요소 확인을 위해 사전에 입력된 구간을 자동으로 순찰하는 자율 비행 드론 시스템도 개발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지능형교통체계 기본계획 2030’을 수립하고 추진해 오는 2027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대비하고 있다.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시스템은 차량과 도로 인프라 등이 상호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시스템으로, 이것이 가능하려면 V2X, 3차원 지도,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모니터링 기술이 고도화돼야 하기 때문에 관련 연구들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들이 활용된다면 도로 관리자 입장에서는 정책 시행 이전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정책 테스트를 수행해보고 효과를 가늠할 수 있어 도로 이용자에게 제공해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최적화 할 수 있다. 또한, 데이터 실시간 연계를 통해 도로 위 돌발상황 발생 내용, 위치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어 빠른 대응이 가능하고 돌발상황 관리 능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이용자 제공 수요 정보를 활용해 양방향 정보 기반 모빌리티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도로 이용자 입장에서는 이용자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고, 모바일 기반 정보 수신과 정보 검색 편의성이 증대될 수 있다. 또한, 도로 위 돌발 상황 정보를 제공 받고 대안 경로를 선택할 수 있어 도로 위험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도로 디지털 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디지털 표준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도로 분야별 기관별 저마다 다른 기준을 통해 디지털화한다면 전체적으로 통합할 때 서로 다른 기준을 맞추는데 인력과 예산을 추가로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한국도로학회 미래도로분과위원회 채찬들 위원장(사진)은 “또한,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디지털 융합 거버넌스를 구성해 도로 디지털화에 대한 예산, 기술, 실현 가능성,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중장기 로드맵을 구성해야 할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디지털화 전담 조직을 구성해 도로관리청의 디지털화 수준을 모니터링하고 피드백해줄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디지털화가 완료되는 시점이 오면, 실무자들은 방대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의 개념과 활용 방법에 대해 정기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교육 제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도로학회 미래도로분과위원회는 이러한 도로 미래 환경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하는데 힘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정기적인 정책 세미나를 개최해 산·학·연·관 도로교통 분야 종사자와 함께 디지털 신기술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를 가지고 도로 분야에 적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도로 분야의 현안 정책적 문제로 손꼽히고 있는 도로 노후화, 도로 효율성 증대, 변화하는 도로의 공간과 기능에 대해 토론하고 좀 더 나은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도로의 디지털화를 위해선 필요한 기술과 적용 방안, 디지털화가 적용된 미래 도로의 모습을 구상해 중장기적 추진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원회는 디지털 전환이 가져올 미래 도로의 혁신을 앞장서서 대비할 계획이다.
채 위원장은 “모빌리티 개발은 사람들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하지만,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와 완전 자율주행차량이 실제 도로에 도입되려면 기술개발 단계에서 다양한 도로 경험이 학습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Test-bed를 구축하고 운영에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됨에 따라 한국교통연구원은 가상공간에 현실과 똑같이 모사한 디지털 트윈을 구축해 디지털 트윈 안에서 현실 세계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주행 요소를 학습시킬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디지털 쌍둥이 객체인 Virtual pair, Digital Thread, 연계 체계, 시뮬레이션 모듈, 시뮬레이션 환경 개발,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레퍼런스 오픈 플랫폼 등이 개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