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향후 철도산업의 발전은 기술과 정책의 견고한 토대 위에서 가능할 전망이다. 최근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철도 분야는 다양한 기술들이 꾸준히 개발·융합 적용되며 종합 융합기술 분야로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철도산업은 규모 면에서 그리고 기업의 경쟁력 측면에서 부족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과 기술의 지원이 반드시 있어야지만 글로벌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책과 기술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 돼야 하며 두 분야 간의 융합을 통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철도학회 사공명 수석부회장(사진)은 “철도산업의 미래는 정책의 리드를 통해 단기적인 기술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먼 미래는 혁신적인 기술의 개발을 통해 정책을 리드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학저널>은 2023년 철도의 날을 맞이해 철도 기술 특집기사를 취재했다. 한국철도학회의 역할과 더불어 철도 분야의 주요 기술의 현재를 돌아보고, 기술의 발전 현황과 향후 산업 발전 방향 등에 대해 기획 취재했다. <편집자 주>
INTERVIEW. 한국철도학회 사공명 수석부회장(한국철도기술연구원 연구전략본부장)
Q. 한국철도학회의 최근 현안은.
한국철도학회는 1997년 설립 이후 내외적으로 지속성장해 왔습니다. 우리 학회는 현재 국내 철도산업의 위치와 비슷한 형상으로 판단됩니다. 국내 철도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통해 한 단계 레벨업 할 수 있듯이 우리 학회도 글로벌화를 통해 우리의 존재감을 높여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철도학회 논문집의 SCI 등재일 것입니다. 우리 정부의 철도교통에 대한 꾸준한 R&D 투자를 통해 학계에서는 양질의 논문이 발표되고 있으며, 현재 발표되는 논문을 영문화하고 요구되는 조건들을 만족시켜 SCI 등재를 위한 장기 로드맵을 구축하고 시작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와 함께 최근 철도 노선이 지속확대되고 있으며 GTX 와 같은 광역교통망의 확충에 따른 여러 사회적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슈에 신속히 대처해 학술적 고도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이끄는 데 일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Q. 국내 철도 기술·산업 발전을 위해 정책적으로 필요한 사항은 무엇인지.
다른 기술과 산업 분야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철도산업은 기술과 정책의 상호보완적인 발전은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아직까지 국내 철도산업의 규모는 부족한 측면이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과 지원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철도안전, 건설, 유지보수 등의 분야는 정책에서 발굴된 수요를 바탕으로 기술개발과 더불어 상용화까지 연계될 수 있다면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철도는 건설·운영이 국가 세금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R&D 결과물의 초기 물량을 국가의 철도사업에 일부 반영해 상용화에 도움을 주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제품의 적용을 위해서는 레퍼런스가 필요한데, 현재 국내에서는 초기 실용화 사례를 만들기 힘든 부분도 있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으로 초기 실용화 사례를 국내에서 만들어 준다면 우리 기업들이 그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이 좀 더 용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현재 개발되고 있는 주요 철도기술들을 꼽는다면.
국내 철도기술을 개발하는 대표적인 연구기관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예로 들면, 크게 철도, 대중교통, 물류의 세 분야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과제로는 하이퍼튜브 과제가 있습니다. 최고속도 시속 1,000km 이상의 이동체 개발을 위해 초전도 전자석을 이용한 추진부상기술과 차량안정화 기술 및 공력 기술개발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한 기존 지상 신호시스템을 차상에 설치해 차량 간의 통신을 바탕으로 차량 제어가 가능한 열차자율주행 기술이 있습니다. 차량 간의 물리적 결합이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결합을 통해 차량의 동적경로설정이나 가상의 커플링 등이 가능한 기술입니다.
탄소중립 시대 수소열차도 빠질 수 없는 키워드일 것입니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디젤기관차를 대체할 목적으로 시속 110km의 수소차량을 개발했으며 상용화를 목적으로 현재 2단계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이밖에도 4차산업 시기에 발맞춰 지능형 철도교통 기술적용을 위한 인공지능 플랫폼 기술이나, 비접촉 지불시스템인 스마트 게이트 프리 기술, 빅데이터 기반의 철도안전 체계구축을 위한 데이터 기반의 digital safety chain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Q. 올해 학회의 주요 목표는.
철도 이슈에 대한 대응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려 합니다. 기술보다는 정책적인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 정부와 철도 관련 기관과 토론의 장을 개설해 현재의 한계와 개선점을 도출하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국내 철도산업은 tipping point를 향해 달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기술력과 기업의 경쟁력이 점차 상승하고 있으며 일정 시기가 되면 해외 진출 및 국내 철도산업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그 시기는 그리 멀지 않았다고 보며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글로벌화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철도학회뿐만 아니라 철도산업이 당면한 숙제이며 풀어나가야 할 과업이라 생각합니다.
Q.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내년은 철도산업에 있어 중요한 해입니다. 고속철도 개통 20주년 그리고 도시철도 개통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철도 유관기관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철도만큼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철도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노고와 가치가 사회적으로 잘 홍보되지 않은 측면이 있고, 이러한 부분에 대한 보완은 철도산업에 계신 많은 분들의 협력을 통해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철도산업에 상생과 협력의 문화가 많이 확산돼야 할 것으로 보이며, 철도학회에서 그리고 철도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차분히 준비하고 진행해 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