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트렌드 ‘출렁다리’에는 최고의 현수교 기술이 숨어있다
관광 트렌드 ‘출렁다리’에는 최고의 현수교 기술이 숨어있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3.06.27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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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소금산 울렁다리
원주 소금산 울렁다리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최근 전국 곳곳에서 관광명소로써 출렁다리의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반 교량과는 규모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이 출렁다리에도 일반 교량수준의 뛰어난 기술과 건설분야의 트렌드를 찾아볼 수 있다.

현재 SOC 구조물인 도로, 교량, 철도, 항만과 같은 선진국이 되기 위해 필요 불가결한 산업시설에 대해 국민의 갈망, 시설의 규모와 그 기술수준에 대해 경외감, 우리나라가 이러한 것들을 이뤄냈다는데 대한 자부심을 가지는 단계는 지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SOC에서 개발되고 달성된 기술이 관광이라는 분야로 옮겨져 그 기술을 사용자 위주로 재구성하고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창출하는 구조물이 될 때에는 다시금 이러한 기술에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그 구조물이 충분히 친환경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경관과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이용자의 니즈와 트렌드를 충족해 시설물로써 출렁다리의 인기가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과거 지형의 험준함 때문에 다리건설이 어려운 산악, 호수, 해안지역에 초장대교량 기술개발로 축적된 교량기술과 친환경 시공법을 적용한 경간장 200~300m 길이의 출렁다리가 설치되며 많은 지방자치단체의 관광지에서 제공되고 있다. 또한, 출렁다리를 건너갈 때 느끼는 고공에서의 아찔함과 일반적인 등산로에서는 보기 힘든 시원한 경관감상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점이 있고, 사람들이 동시에 건너갈 때 생기는 출렁거림은 매우 짜릿한 체험으로 각인돼 지속적인 출렁다리 건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힐링과 체험이 요즘 관광의 트렌드이기 때문에 출렁다리는 주로 산책로나 탐방로의 좋은 경관 포인트에 설치되고, 수려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수목과 같이 어우러지는 경향이 있어 가장 잘 맞는 관광시설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출렁다리는 공학적으로 광안대교, 이순신대교,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금문교와 같은 ‘현수교’다. 이러한 현수교를 사람만 통행하도록 만든 것을 보도현수교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건널 때마다 출렁거린다고 출렁다리라는 순우리말이 생겨난 것이다.

출렁다리의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의 여건을 잘 분석해 용도에 맞도록 계획하되, 주변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경관적으로 잘 어울리는 출렁다리 구조형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특히, 출렁다리가 정착되는 양쪽 암반의 여건에 맞도록 안전한 앵커리지 설계와 자재·장비의 운반 및 설치계획에 맞도록 출렁다리의 부재와 중량을 선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케이블, 클램프, 정착구조와 같은 복잡한 설계과정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지형특성상 유지관리가 매우 어려운 점을 감안해 내구성 있는 자재와 신뢰성 있는 체결구조를 채택해 장기적으로 보수가 최소화 되도록 하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차량용 현수교보다 보도현수교가 설계상의 까다로움은 훨씬 크고 또 그 결과 또한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브릿지는 정밀구조해석을 기반한 설계와 구조적으로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공법으로 보도현수교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케이블브릿지의 공법은 기본적으로 도로현수교에서 검증된 케이블 자재, 정착구조, 설계기법이 도입돼 장지간에서도 구조적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국내 보도교에서는 최초로 설계단계에서 풍동실험이라는 중요한 검증방안을 제안해 이 방안 채택에 기여했으며, 암반정착앵커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강도 강봉앵커 방식을 적용해 100년 수명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또한, 바닥판 중앙부에 그레이팅과 같은 내풍성능 향상형 거더를 개발해 안전성을 높이고 바닥이 보이는 아찔함으로 관광 성능까지 같이 배가해 출렁다리 열풍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다른 기업에서도 이러한 케이블브릿지의 주요 공법을 벤치마킹해 출렁다리에 적용하고 있을 정도로 정평이 나있다.

무엇보다 잘 보존된 자연환경에 설치되는 점을 감안해 주탑이 없이도 장지간의 출렁다리가 가능할 뿐 아니라 안정적인 보행성능과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한 ‘무주탑 출렁다리 공법’은 국내 최초로 특허를 받은 공법이다. 무주탑 출렁다리는 양측의 암반기초 2개에 바로 케이블을 연결해 보행로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주탑과 같은 인공구조물을 최소화하는 친환경적인 구조물로서 수목과 지형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케이블브릿지 신상훈 대표이사(사진)는 “무주탑 출렁다리는 파주 감악산출렁다리에서 시작해 관광객이 10배 증가했고, 원주 소금산출렁다리, 순창 채계산출렁다리, 울산 대왕암출렁다리, 제천 옥순봉출렁다리, 금산 월영산출렁다리 등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됐다”며 “이제는 출렁다리 하면 케이블브릿지의 ‘무주탑 출렁다리’를 떠올릴 만큼 기술적으로나, 상품성으로서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설치된 출렁다리는 총 200개 중 길이가 100m 이상 되는 출렁다리는 50여개로, 케이블브릿지가 만든 출렁다리는 총 20개 정도이며, 매년마다 국내 최장경간장을 갱신해 오고 있다. 국내에서 최장 보도교이면서 주탑형 출렁다리인 ‘원주 소금산 울렁다리(L=404m)’와 국내에서 무주탑 출렁다리 중 최장경간장인 ‘울산 대왕암출렁다리(L=303m)’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케이블브릿지가 빠른 시간내에 구조적안전성을 만족시키면서도 출렁다리의 비약적인 길이증가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국가 R&D사업의 성과로 만들어진 ‘초장대사업단’의 연구결과를 활용한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최장 현수교인 이순신대교와 울산대교, 제2남해대교의 설계진이 주요 기술인력으로써, 그간 국내·외 교량컨설팅을 통해 얻어진 설계·시공의 노하우를 보도교량에 집중해 고도화함으로써 현재까지도 기술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신 대표는 “최근 출렁다리와 연계해 자연경관이 수려한 지역에 전망대나 잔도와 같은 시설물이 추가적으로 유행하고 있어 산악지형과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호수, 계곡, 해안에 친환경적이고 구조적으로 안전한 특수 시설물을 설계하고 계획하는 특화된 시설물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라며 “또한, 출렁다리의 유지관리를 위해 특화된 AIoT 센서를 활용한 이동통신기반의 포터블계측시스템을 개발해 장경간 출렁다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건전도를 평가할 수 있는 출렁다리 특화계측시스템을 선보이기 위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출렁다리 열풍으로 해외 수출시장으로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의 유명관광지와 리조트에 K-출렁다리를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며 “최근 베트남 출장을 통해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와 과학기술기술연합회(VUSTA)에서 출렁다리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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