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물의 체계적인 유지관리 위해, “전문가 활용시스템 정립 필요”
시설물의 체계적인 유지관리 위해, “전문가 활용시스템 정립 필요”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3.06.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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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국내외적으로 노후 인프라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국내의 경우 구조물의 노후화로 인한 피해 상황이 증가하는 추세로, 이제는 이러한 노후화된 시설물을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30년 이상 된 시설물의 경우, 전체 시설물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40% 이상, 2040년에는 75%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같은 노후 시설물의 증가는 체계적인 유지관리와 평가, 그리고 필요시 철거, 대체 등에 대한 시기적절한 기술적 제도적 역량을 갖추지 못할 경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노후 시설물 관리와 그 대책에 대한 제도적, 경제적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 소중한 인명의 피해에 대한 사전예방은 물론, 사회 경제적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매우 중차대한 사항이다. 또한, 이러한 대비와 투자를 통해 보수·보강 비용과 철거·대체 비용에 대한 전주기 비용을 비교·판단하고 그 집행에 있어 기술과 행정이 혼란없이 일사분란하게 보조를 맞춰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교량, 터널, 항만, 댐, 건축물 등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물들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특법)’ 상 1종, 2종, 3종 시설물로 구별해 정기적인 안전점검과 진단을 받게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관리대상에서 제외되는 소규모 시설물들은 상대적으로 유지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에 따라 시특법의 관리대상에서 제외된 시설물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노후시설물에 대한 체계적인 유지관리를 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장비를 갖춘 안전진단업체가 부족하며, 낮은 엔지니어의 단가, 소규모 영세 업체의 난립 등도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한토목학회 구조위원회 유동호 위원장(사진)은 “시설물의 건전성에 대한 판단은 계측, 유지관리 이력, 시설물의 거동, 역학 등에 대한 이해와 통찰이 수반되는 고도의 전문가 영역업무지만 현실은 그러한 전문가 영역의 기술업무를 단순한 용역업무로 보는 시각 또는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보는 시각이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예를 들면, 토목구조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토목구조기술사와 관련 분야 박사 등 자격을 갖춘 기술자에 의해 이러한 구조물이 검토되도록 하는 전문가 활용시스템이 하루빨리 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수명이 다다른 노후 시설물은 철거, 재시공하게 되는데 철거에는 어떤 공법을 활용할지, 재시공에는 어떤 공법을 활용할지 등에 대한 전략 수립도 중요하다. 노후 시설물의 철거와 재시공 방법으로는 시설물의 위치, 주변 환경, 규모, 형식 등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적용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교량 구조물에 적용되는 철거공법에는 절단, 직접파쇄, 폭파, 일괄해체 등이 활용되고 있다.

절단 해체의 경우, Diamond Wire Saw, Wheel Saw, Water Jet 등의 장비를 이용하는 공법으로 철거의 연속화, 소음저감, 공기단축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직접파쇄 공법은 Breaker, Crusher 등을 이용해 구조물에 충격을 가해 해체하는 재래식 공법이지만 소음·분진이 과대하게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폭파해체 공법은 신속해체가 가능하지만, 도심지 등에서는 적용이 쉽지 않으며, 잔재처리에 불리하다. 유압장비나 트랜스포터 등의 장비를 이용해 구조물을 거더나 지간단위로 해체하는 공법이 일괄해체 공법으로, 인양장비의 접근이나 설치가 가능한 경우에 적용되며 공기단축과 철거로 인해 발생되는 각종 환경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공법이다.

급속시공 방법으로는 모듈러 공법, 일괄가설공법 등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프리캐스트 바닥판, 프리캐스트 교각 등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운반, 조립, 설치하는 공법으로 교통통제 최소화, 시공기간 단축, 시공품질, 안전성 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공법이다. 미국에서도 교량급속시공(Accelerated Bridge Construction, ABC)을 위해 다양한 모듈과 시스템 개발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괄가설공법의 경우는 지간단위의 교량구조물을 일괄 제작해 현장여건에 맞는 유압장비, SPMT, 대형크레인 등을 이용해 블록 단위로 설치하는 공법이다. 이 공법 또한 시공 기간을 효율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공법 중의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급속철거와 급속시공이 체계적으로 자리잡기 위해 그와 관련한 기술적, 제도적 연구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급속시공에 대한 연구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지만, 급속 철거, 철거 시의 환경문제에 대한 대책 등에 관한 연구와 성과는 아직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어 이에 대한 신속하고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 위원장은 “노후화 시설물이 급증하는 것이 기정사실인 시점에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대비할 수 있도록 기술적, 제도적 연구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자 대한토목학회 구조위원회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또한, 노후시설물에 대책관련 사항 외에도, 인프라시설물의 설계기준, 특히 공통하중기준에 대한 정비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 연구, 개발과정을 거치면서 시설물별 설계기준들의 고도화는 이뤄졌지만, 반면에 인프라 시설물들에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하중기준에 대해서는 그 고민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이 부분에 대한 실무현장에서의 문제파악과 대책수립 방향에 대한 내부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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