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현장 안전관리자 인력 공백, AI가 해소한다
물류현장 안전관리자 인력 공백, AI가 해소한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3.03.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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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입으로 물류 현장의 생산성은 더욱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비 물류 현장의 안전관리 기술은 IoT를 활용한 실시간 대응 수준에 머물러 있어 AI를 활용한 안전관리 기술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물류거점으로 손꼽히는 항만은 안전사고 발생 시 물류 활동 전반에 걸쳐 큰 피해를 야기하는 국가기반시설인 만큼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안전관리가 필수적이다. 더욱이 최근 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기술 개발에 대한 요구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항만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AI 기반 항만 안전관리 시스템 ‘Dr.Safety’를 개발하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Dr.Safety는 안전관리자의 노동부하를 저감할 수 있는 ‘자동 안전사고 관리 기능’과 안전관리자의 의사결정을 보조할 수 있는 ‘수동 안전관리 기능’을 바탕으로 안전사고의 예측과 원인 식별이 가능해 항만의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Dr.Safety의 자동 안전관리 기능은 항만 안전관리자 인력수급 문제의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안전관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인력수급은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Dr.Safety의 자동 안전관리 기능은 CCTV, IoT-D, TOS, AIS, 기상청 등으로부터 획득한 작업 현장의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생 가능한 안전사고를 예측하기 때문에 예측 결과를 현장의 작업자·장비에 실시간으로 전송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숙련된 안전관리자가 다수의 현장을 동시에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안전관리자의 노동부하 저감과 교대·집중력저하로 발생하는 안전관리 공백의 해소도 가능해진다.

이와 더불어 Dr.Safety의 수동 안전관리 기능은 비숙련 안전관리자도 숙련된 안전관리 전문가만큼 또는 그 이상의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하다.

수동 안전관리 기능은 안전관리자의 요청에 따라 안전사고와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웹기반 UI를 통해 제공하는 기능으로, 안전관리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특히 Dr.Safety는 안전사고와 관련된 통계분석 자료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의 환경 정보, 인과관계를 포함하는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를 제공해 안전사고 발생원인(선행지표)의 식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사고의 근본적인 예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 해 항만 안전관리자 인력난 해소는 물론 안전관리자 양성에 소요되는 교육·훈련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철도기술연구원 물류기술연구팀은 ‘빅데이터·인공지능 기반 물류연계 최적화 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Dr.Safety를 개발했으며, 2024년까지 Dr.Safety의 고도화 및 성능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2025년 시제품 출시를 목표로 Dr.Safety에 딥러닝 기반의 영상처리 기술을 접목해 영상정보 기반 안전사고 예측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물류기술연구팀 이상덕 선임연구원(사진)은 “항만을 대상으로 개발한 안전관리 기술을 물류센터, 철도 등 다양한 물류거점에 확대 적용하기 위해 기술을 고도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물류인프라·장비에 간편하게 탈·부착하는 방식으로 작업 현장의 실시간 정보(영상, 위치 등) 획득이 가능한 센서 모듈(SafeSense)의 설계·제작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물류기술연구팀은 Dr.Safety뿐만 아니라 물류 분야의 다양한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말단배송 로봇 및 운영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택배물류 화물의 상차작업 시 로봇이 성공적으로 택배 화물을 상차하기 위한 화물정보 인식 기술과 화물상차 의사결정 시스템 기술을 개발 중이다.

화물의 정보를 인식하는 과정은 화물 체적 측정 과정과 송장 바코드 인식 과정으로 구분된다. 화물 체적 측정 과정에서는 연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LiDAR를 이용해 화물 인식 ROI 정보를 바탕으로 화물의 폭과 너비, 높이를 계산하고, 송장 바코드 인식 과정에서는 ROI 내 이미지를 바탕으로 바코드를 디코딩해 택배 운송사의 서버와 연계한다.

이를 통해 화물의 배송지를 파악하고, 무게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화물의 정보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화물 적재 의사결정 시스템은 적재 공간의 깊이 이미지와 화물정보 인식 알고리즘을 통해 획득한 적재 대상 화물의 정보를 바탕으로 로봇이 화물을 적재할 3차원 위치를 산출해 배송효율성, 공간효율성 등을 고려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이렇게 개발된 화물정보 인식 기술 및 적재 의사결정 시스템은 올해 로봇과 연계해 기능·성능을 검증하고 2024년에 실제 물류 현장에 적용해 실증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제조업 등 타 분야의 기술 수준과 달리, 국내 물류 분야의 기술 수준은 주요 경쟁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외산 기술을 단순 도입하는 물류 현장이 지배적이며, 선진 기술을 모방 또는 개량하는 수준의 기술 개발이 대부분으로 물류 기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자체 기술 개발 여력이 있는 국내 물류 기업은 극소수로, 정부의 장기적인 물류 기술 개발 지원과 타 산업 분야 기업의 적극적인 물류 분야 진출이 필요하다”며 “AI와 로봇 분야 전공자들이 물류 산업에 참여해 혁신적인 솔루션을 설계·개발·구현할 수 있는 기회는 기술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더욱 확대될 것이므로 많은 AI·로봇 분야 전공자들이 물류 산업에서 활약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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