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국내 물류 산업은 비대면·배송 서비스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코로나19 팬데믹, 1인 가구 증가 등의 사회 변화로 인해 고도화되고 있는 배송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시스템 구축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고, 소상공인·중소기업이 진입하지 못하는 거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도시철도 유휴부지 등을 활용한 도심 공동물류 택배터미널 구축을 통해 변화되는 소비 트렌드와 커지고 있는 물류 시장에 대응하고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국토교통부 주관 ‘고부가가치 융복합 물류 배송·인프라 혁신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철도기술연구원 미래교통물류연구소는 이 사업의 세부 과제로 ‘도심 공동물류 택배터미널 구축/운영기술’과 ‘지하공간을 활용한 도시물류 기술’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를 통해 도심 내 공공 인프라를 활용해 공동 택배물류 거점을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는 장비·운영기술을 개발하고, 기존 도심 내 건설된 지하 수송 인프라인 도시철도 시설과 지하공간(공동구)을 활용한 화물 운송 도시 물류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심 공동물류 택배터미널 구축/운영기술 연구과제의 내용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도심 내 공공인프라 공간 분석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화물 구분 및 바코드 인식 등 정확한 정보 연계 및 공유, 해당 공간을 활용한 물류 공동화의 실현이 가능한 멀티슈트 분류기술 개발, 물류인프라 공동화 및 운영을 위한 운영플랫폼 구축 및 디지털트윈 모델 구축 등이다.
지하공간을 활용한 도시물류 기술 연구과제는 도시철도 시설을 활용한 도시 물류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크게 도심 내 지하공간(공동구) 시설을 활용한 도시 물류기술 개발, 이를 위한 법률/제도 검토로 구성된다.
지하공간과 도시철도 시설을 활용한 물류 시스템을 설계하고, 이 시설과 물류서비스 간의 연동테스트를 도입해 최종적으로 최적화까지를 과제의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미래교통물류연구소 권용장 소장(사진)은 “기존 도시철도 인프라를 물류에도 적용해 도심의 첨단물류 기술이 철도 물류를 만났을 때 새로운 도시기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방향성을 갖고 연구에 임하고 있다”며 “현재 폭증하고 있는 물류 수요로 인해 택배 서비스로 편리함은 증가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도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은 아직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두 과제를 통해 철도 물류를 활성화한다면 도시 물류 문제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특히 지하공간과 같은 비활성화 공간 활용을 통해 도심 잉여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더욱이 문제시된 교통정체, 도심 경유차 과다운행, 중복운행 등의 해소가 가능한 것은 물론, 소규모 택배사 공동터미널 운영으로 비용이 감소해 소상공인·중소기업의 기업 건전성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기대효과를 바탕으로 미래교통물류연구소는 연구과제를 통해 공동 택배터미널의 운영에 필요한 효율적이고 성능이 높은 차량의 배차, 경로계획, 운영관리 알고리즘을 시스템으로 구현해 테스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알고리즘과 시뮬레이션 기반의 디지털트윈 연구 또한 수행하면서 민간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우수한 기술개발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택배물류공동거점 운영시스템 도입을 통해 저렴한 월정액 또는 수수료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해 소규모 택배 기업의 업무를 효율화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택배운송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4대 이하(97.7%)의 차량을 운행하고 있으며, 이들은 OMS, WMS, TMS와 같은 시스템에 대한 니즈는 있지만, 이를 위한 시스템 개발, 운영, 유지보수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택배물류공동거점 운영시스템 도입하면 공동배차, 배차 최적화, 배송경로 최적화를 통해 차량의 운행 거리를 줄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업무시간 단축, 대기오염 감소 등의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권 소장은 “현재 과제는 1단계 연구목표인 ‘도심 내 공공인프라 분석 및 구축 기술’ 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계획하고 있다”며 “과제에 참여하고 있는 공동연구기관, 기업의 성공적인 연구목표 달성에 필요한 대외 요구사항을 정리·기획하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 주관기관으로서 역할을 다 하는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3단계에서 성공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단계의 연구성과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우선은 1단계의 마지막 연도인 2023년까지 연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진행 중인 국가R&D 연구과제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과제를 통해 첨단 물류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