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탄소 배출량이 많은 시멘트 원료(석회석) 일부를 폐자원으로 대체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그간 환경오염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하수슬러지, 건설폐기물 등 도시·산업폐기물 처리 문제도 함께 해결해 저탄소·자원순환 경제로의 전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콘크리트 시장은 꾸준한 증가 추세다. 이로 인해 시멘트 특히 일반 포틀랜드 시멘트(이하 OPC)를 결합재로 활용하는 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멘트의 생산 공정은 CO2 발생을 대량으로 유발한다. 1500℃에 육박하는 고온을 장시간 유지하기 위해 대량의 화석연료를 소모하기 때문에 시멘트의 주 원재료인 석회석의 탈탄 공정에서는 대량의 CO2가 배출될 수밖에 없다. 연구결과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OPC 1톤당 CO2 발생량은 0.8~1톤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건설 시장 부문은 전체 CO2 배출량의 40% 가까이 차지하고 있고, 이 중 시멘트 생산은 5~7%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인프라 수요 중 40%만이 충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후 인프라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대규모 토목·건축 공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량의 CO2를 배출하는 OPC를 대체할 새로운 형태의 결합재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서울시와 태백시, SK에코플랜트,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위드엠텍 등 다양한 기관·기업들은 ‘탄소중립 자원순환시스템 구축을 위한 K-에코시멘트 연구개발’을 통해 이러한 문제해결에 나섰다.
K-에코시멘트는 하수슬러지, 생활폐기물 소각재 등 도시·산업 폐기물 내지 산업부산물을 적극 활용하기 때문에 OPC 대비 경제성, 친환경성이 매우 우수하다. 지금까지 처리가 어려워 적재되던 도시·산업 폐기물을 순환자원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차별 점을 갖는다.
K-에코시멘트 기술은 기존 OPC 또는 OPC 대체 결합재 기술 대비 폐기물 사용량을 더욱 늘렸다.
특히 클링커 원재료의 50~75%를 차지하는 도시·산업 폐기물 내 포함된 Cl, SO3 성분을 통해 소성온도를 저감해 시멘트 소성을 위한 에너지 소모 저감과 탄소 배출 저감이 가능하다.
또한 K-에코시멘트는 도시·산업 폐기물 내 Cl와 SO3 성분으로 합성된 hayune, alinite 광물을 주된 성상으로 가지고 있어 기존 기술 대비 부산물 활용량을 증대시킴과 동시에 CO2 발생량을 대폭 저감한 친환경 기술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K-에코시멘트 연구개발 사업은 강원도 폐광지역을 거점으로 기반을 갖출 예정이며, 이를 통해 폐광 주변의 침체된 산업 원동력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까지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한 ㈜위드엠텍은 국내 최초로 건설재료 분야 연구개발 서비스업을 등록한 기업으로, 시멘트 콘크리트 분야와 무기 산업부산물의 재활용 분야의 신기술 개발과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스타트업 기업이다.
지난 2016년 설립 이후 시멘트 콘크리트 분야와 환경 신소재 분야에서 43건의 특허를 출원해 34건을 등록시키는 등 친환경 소재 기술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 제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기술·신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위드엠텍은 스타트업 기업임에도 무기재료를 기반으로 한 소재·건설 자재 분야에서 다양한 기술개발, 사업화 추진에 성공과 실패 경험을 두루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드엠텍 박동철 대표이사(사진)는 “일본의 태평양시멘트가 개발한 ‘생활폐기물 소각재 기반 에코시멘트’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여건에 부합하며 보다 더 많은 폐기물 처리가 가능한 K-에코시멘트 기술을 개발하는데 일찍이 성공했지만, 중소기업의 여건으로는 막대한 자본을 요구하는 시멘트 사업 전개가 매우 어려웠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위드엠텍이 개발한 K-에코시멘트 기술(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자원순환 에코시멘트 제조 및 활용기술)이 SK에코플랜트가 주최한 2022 Tech Open Collaboration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올해 하반기부터 공동기술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SK에코플랜트를 주축으로 탄소중립 자원순환시스템 구축을 위한 공동연구개발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과가 가능했던 것은 위드엠텍이 박 대표를 비롯해 내화물 및 무기 소재 분야의 박사, 석사급 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 분야의 다양한 연구기관, 대형 수요처 등과 오랜 시간 업무 협력 네트워크를 확보한 것에 있다.
탄탄한 인력 구성원을 바탕으로 현재에 그치지 않고 기존에 개발한 소재를 응용, 친환경 신소재 기술에 중점을 두고 연구·사업 전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위드엠텍은 향후 K-에코시멘트의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Pilot Plant를 통한 제품 시범생산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협력해 K-에코시멘트의 품질·성능을 검증받아 표준화된 제품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Pilot Plant 시범 운영을 통한 K-에코시멘트 사전 검증 후, 협력원들과 함께 태백시 내 K-에코시멘트 생산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최종적으로는 완성된 K-에코시멘트를 기반으로 기존 시멘트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크게 줄인 결합재를 지자체 및 국내 굴지의 건설사에 공급하며 국가 중책사업인 탄소중립정책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