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지난 여름 기록적 폭우로 인해 발생된 피해는 기후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치수에 대한 단편적 대책으로는 한계가 드러났다. 침수피해 시 이뤄지는 사후복구에서 사전예방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인력 중심의 기존 수방대응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같은 첨단 기술 기반의 수방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다.
지난 8월, 서울시의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115년만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서울시 기존 수방시스템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났으며, 이에 서울기술연구원은 기존 수방시스템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8개의 수해 최소화 기술방안을 제시하게 했다.
서울기술연구원이 제시한 수해 최소화 솔루션은 수해 원인별로 반지하 가구 소멸 전까지 거주자를 위한 방수 대책 방안, 침수취약가구 지원시스템 미작동 사유 분석과 대책, 지하 도시고속도로 홍수 피해 적은 원인 벤치마킹 기술, 폭우 등 재해 상황 시 철도·버스 호환 교통정보 제공 개선 방안, 물 웅덩이 없는 도로 구현으로 차량 전복과 사고 감소시키는 기술, 건설 현장 감전사고 대책, 침수 피해 알쏭달쏭 용어 정리, 하수 역류 시 맨홀 뚜껑이 열려서 나는 사고 방지 기술 등으로 구성됐다.
풍수해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수해 원인별, 현장별로 섬세한 기술적 해결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에서 수해 최소화 솔루션은 침수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사전 예방체계로의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그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이번 집중호우로 11년 전 강남 등 침수취약지역 7곳에 계획했었던 대심도 빗물터널이 다시금 수면위로 떠올랐다. 기후변화로 인해 도시지역의 집중호우 특성이 변하고 있으며, 여름철 매우 강한 비가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현상이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집중호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소규모 분산형 저류시설을 통한 대규모 홍수대응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대규모 침수방지를 위한 구조적 대책으로 대심도 빗물터널이 거론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기술연구원 도시인프라연구실 송영갑 실장(사진)은 “일본, 미국, 영국, 독일, 싱가포르 등의 해외 주요도시는 기존 하수관로 시스템 등을 통한 홍수방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대심도 빗물터널을 구축해 활용 중에 있다”며 “서울시의 경우 이미 포화된 지표면 도시공간 개발 여건의 한계와 고질적인 상습침수지역 해소를 위해서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이 필요하며, 침수에 가장 취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대심도 배수터널 설치를 신속히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의 경우 서울시가 상향 목표로 하고 있는 방재성능목표 강우량(100mm/hr) 발생 시 침수피해를 해소할 수 있다”며 “또한, 강남 등 일부 지역의 경우 대심도 터널 구축 규모를 시간당 110mm 강우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구축해 상습침수지역 침수피해 해소에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은 과거 빗물배수터널계획을 토대로 새로운 계획을 위치와 실효성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서울기술연구원은 장소나 위치에 대한 미세조정과 터널을 도로로 동시에 활용하는 방안 등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서울기술연구원은 서울시의 인프라·안전 등에 기술 측면에서는 스마트 도시기반시설 조성과 유지관리, 안전도시 실현을 위한 사회재난 대응력 강화를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시 인프라 계획·관리·운영 개선, 서울 노후건축물 유지관리 효율화, 서울시 지하안전관리계획 수립, 도로시설물 스마트 유지관리 플랫폼 구축, 초고층과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 개선, IoT 기반 제설시스템 개발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1월 시행됐지만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유권해석과 실제 적용 등이 쉽지 않아 법령에서 정하는 중대재해 예방 업무를 실효성 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의무사항 이행 기준 등을 마련하는 연구를 지난 8월 착수했다.
송 실장은 “연구원은 이미 지난해 5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한 서울시 안전보건환경 실태조사를 자체 수행해왔다. 이 조사는 안전유지관리 전담기관과 부서에서 안전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의무사항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이를 토대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의무사항 이행 기준 등을 마련해 행정 현장에서 적용할 계획이고, 서울기술연구원은 서울시 중대재해 지원 전담기관으로서 안전업무 실효성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 지원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과학기술 패러다임이 우리 삶을 몰라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에 서울시 과학기술 싱크탱크 서울기술연구원은 대변혁 시기에 ‘첨단 과학기술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기술매개자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첨단과학 기술을 활용해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를 만들고자 복잡하고 다양한 도시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