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모든 토목 구조물은 설계된 목적 구조물을 구현하기 위해 현장에서 가설 중에 진행되는 다양한 엔지니어링 활동이 필요하다. 50m 이상의 장경간 교량 특히, 중앙지간이 수백 미터에서 2km까지 이르는 사장교나 현수교 등의 케이블 교량은 이러한 현장에서 이뤄지는 가설엔지니어링의 역량이 설계 이상으로 요구되고 있다.
케이블 교량의 거더는 교량의 길이에 비해 주거더의 강성이 매우 작고 이 거더를 케이블을 이용해 교량의 중앙에서 폐합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정밀한 구조해석과 현장 측량결과를 비교해 가며 구조물의 종단형상을 맞춰 가지 않으면 교량 전체의 안전성과 품질에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현장 상황에 따라 발생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구조해석 능력으로만은 부족하며,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장비에 대한 이해, 현장의 공정에 대한 이해, 자재 조달관리 등 종합적인 엔지니어링 감각이 요구된다. 즉, 안전하고 높은 품질의 구조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구조해석 능력에 기초해 많은 현장 경험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능력을 보유해야만 하는 고도의 종합 엔지니어링 활동인 가설엔지니어링이 필수적이다.
또한, 복잡한 구조계를 가지고 있고, 케이블을 통해 거더와 주탑이 서로 힘을 전달하고 지지하는 케이블 교량의 경우 설계와 동일하게 구조물 시공이 완료되기 위해서는 가설단계 별로 지속적인 형태의 관리 즉, 형상관리 엔지니어링 필수적이다. 특히 구조물의 제작, 케이블의 설치, 각종 동적인 장비들의 계획, 복잡한 힘을 받는 가시설들이 현장에 여건에 부합되도록 현장 맞춤형으로 계획 설계돼야 하며, 거더의 선형을 잘 맞추기 위해 케이블의 비선형성을 고려할 수 있는 고차의 부정정(不静定) 구조해석을 수행하는 능력과 관련 프로그램을 구비해야 한다.
이러한 가설엔지니어링 기술은 설계시 요구되는 구조물에 대한 거동 특성의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현장에서 요구되는 변위콘트롤 기술까지 필요로 한다. 이와 더불어 각종 재료의 품질관리와 장비의 운용을 아우르는 폭넓은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가설엔지니어링이 설계를 넘어서는 교량기술의 총아라고 불리고 있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가설엔지니어링은 세장한 케이블 교량의 외형을 완성하는 형상관리 구조해석 기술과 오차보정 기술 등이 핵심기술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교량의 품질을 완성시키고 안전한 시공을 성공시키는 기초적인 요소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는 형상관리 기술에 대한 해석방식의 노하우뿐만 아니라 케이블의 비선형성을 고려하는 케이블 형상관리 전문 프로그램이 개발돼 지속적으로 그 기능성을 확대해 오고 있다. 이러한 형상관리 기술을 기초로 해 가설엔지니어링을 성공시키는 핵심기술은 시공계획 능력과 현장 문제 해결 능력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장의 시공성만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물의 안전과 품질을 확보하는 동시에 경제성과 작업자의 안전까지 고려하는 엔지니어링 능력은 단순히 구조해석을 유능하게 하는 기술을 넘어서 현장을 이해하고 장비의 운용조건에 대한 지식으로 무장돼 있다. 또한 발주차와 감리단이 요구하는 다양한 요구조건을 대응하는 종합적인 엔지니어링 지식의 활용 기술이 필요하고 바로 이것이 가설엔지니어링의 핵심기술이다.
ENVICO 손윤기 부사장(사진)은 “구조물 시공단계 중의 안정성과 안전 확보를 답보함과 동시에 발주처가 요구하는 다양한 품질 관리 기준을 준수하게 되고, 만일에 사태에 부득이하게 발생되는 현장에서의 문제점을 적시에 해결하거나 최소화 할 수 있다”며 “이는 추가 공사비의 절감, 공기 증가 차단 등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설엔지니어링 분야의 패스파인더(Path finder)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ENVICO는 지난 2003년 창업해 케이블교량의 계획과 설계, 가설엔지니어링 그리고 이와 관련된 구조관련 연구에 특화된 교량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가설엔지니어링, 교량설계 그리고 기타 컨설팅·연구과제의 업무를 균형있게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가설엔지니어링 실적으로 이순신대교, 울산대교, 차나칼레대교, 보스포러스3교 등 교량 분야의 전문가 집단, 그리고 이 실력과 내실이 국내에 머물지 않고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케이블 교량 기술은 매우 괄목한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지만 이를 기반으로 세계시장에서 엔지니어링을 주도하는 탁월한 성과는 보여주고 있지 못했다. 이에 ENVICO는 앞으로 유수한 해외 경력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기술력을 선도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끊임없이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교량 설계와 가설엔지니어링 분야에 머물지 않고 특수교의 유지관리기술, 교량의 해체 및 급속시공 기술 등 교량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국가와 발주처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ENVICO는 각종 미래지향적인 연구과제에 참여 중이며, 이러한 기술력을 기술공동체를 이루는 구성원들과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손 부사장은 “해외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엔지니어를 우대하고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며 “하지만 국내의 경우, 엔지니어링의 시공을 발주하면 따라오는 일종의 대가 없는 서비스라는 개념을 가진 발주처가 아직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 유수의 엔지니어링 기업들은 발주처로부터 정당한 대우를 받고 충분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 최적의 솔루션을 만들기 위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 그들과 경쟁하기가 많이 버거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에서도 엔지니어의 중요성을 사회 각 분야의 경제 주체들이 이해하고 그들의 기술력이 곧 시공과 사회 기반시설의 경쟁력이 된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외 시장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시공을 넘어서 엔지니어링 기술력이 바로 핵심역량이 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학계, 발주처, 시공사 그리고 엔지니어링사 모두가 기술자를 우대하고 그들의 기술력 제고를 위해 제도와 교육을 개선해 나가게 된다면 기술과 창의력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대한민국 엔지니어링 산업을 기대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