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전력 에너지를 절감하면서 효율은 높인 복사난방 히터가 난방기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전망이다.
나노탄소 발열 소재를 기반으로 만든 이 히터는 성능은 물론 필름형태로 제작돼 플렉시블하기 때문에 디자인과 형상 측면에서 제약이 적어 전기자동차는 물론 건축, 생활 가전 등에 확대 적용할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 전기차 난방의 경우 송풍 방식으로 난방에 필요한 전력이 과다해지면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한계가 있으며, 건조함, 먼지를 유발해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나노탄소 발열 소재로 개발된 이 필름 히터는 기존 전기차 난방과 달리 복사 방식을 적용해 난방 전력을 줄이는 동시에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으며, 쾌적한 온열감을 제공할 수 있어 전기차의 차별적인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나노탄소 발열 소재는 저전력으로도 250℃ 이상 고온 쾌속 발열이 가능하고, 태양과 유사하게 복사열을 통한 원적외선이 방사되기 때문에 건조함, 먼지가 유발되지 않으며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는 전도와 송풍 대류 등 여타 난방법과 비교했을 때 에너지 효율 증가는 물론 환경과 인체에 무해한 것이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여기에 형상이 자유로운 필름 형태는 설계적 유연성을 극대화해 기존 소재 대비 효율 증가에 따른 원가 부담절감 효과까지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복사 방식의 히터는 전기차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도 그 활용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국내에서 전기차에 복사난방 히터를 접목시킨 ㈜테라온은 환경규제 대응·에너지 효율과 밀접한 고효율 발열소재, 이를 이용해 제조된 필름히터를 활용한 전기차·건축용 히터, SiC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반도체 모듈용 칩(chip) 본딩 소재를 중점적으로 사업화하고 있다.
특히 테라온의 건축용 복사히터는 기존 송풍식의 난방이나 가스 난방에 비해 약 40% 정도의 난방비 절감 효과가 있다. 소비전력은 1kW 이하이며 무게는 3kg 내외로 설치가 간편하다는 장점까지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테라온은 아파트, 빌라 등 건축시장에 제품을 적용하고, 정부 조달시장에도 등록할 계획이다.
최근 테라온은 기존의 기술을 발전시켜 ‘3D 포밍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 일괄적인 히터의 모양이 아닌 성형을 미리 해 붙여 만드는 방식의 히터 기술로, 자유자재로 모양 성형이 가능해 더욱 다양한 적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다. 테라온은 원적외선 복사를 이용한 인체 친화적이고 안전한 난방 히터뿐 아니라 PTC(Positive Temperature Coefficient, 정온도계수)형 발열 소재, 고출력 반도체 패키지용 칩본딩 소재 등 핵심 신소재 기술 또한 개발 중이다.
이 중 테라온의 반도체 패키지용 칩본딩 소재는 압력을 가하지 않고 별도의 플럭스 없이 솔더링이 가능하며 150W/mK 이상 높은 방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SiC 전력반도체는 기존 Si 전력반도체 대비 최대 50%의 무게 및 부피 저감효과와 함께 에너지 효율은 최대 90% 향상시킬 수 있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 5G 통신모듈에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설립된 테라온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빠른 성장을 이룩했다. 현재 다양한 지원을 바탕으로 프런티어 기업으로 성장해 국내외 기술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비전과 목표를 갖고 있다.
KETI 연구원 출신인 테라온 김윤진 대표이사(사진)를 필두로 2019년 KETI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그해 3월에는 필름 복사 히터 특허출원(10-2019-0027366)과 함께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또한 나노탄소 발열 소재로 정부로부터 ‘2020년 10대 나노기술’에 선정된 바 있다.
올해부터 테라온은 주력제품인 전력반도체 패키징 소재, 나노탄소 발열 소재 등을 양산하는 공장을 안성에 구축하고 국내외 전기차, 전력반도체, 건축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나노탄소 발열 기술은 현재 탄소중립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로 여러 분야에서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라며 “처음에는 스타트업으로서 진입이 어려웠지만 복사난방 히터의 성장초기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복사난방 분야에서만큼은 테라온이 기술을 리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재부터, 설계, 부품과 모듈 구현, 제어 기술, 제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모두 개발하면서 갖춘 기술경쟁력과 가격경쟁력, 특허 등 테라온이 갖고 있는 강점을 이제는 세상에 보여줄 때”라며 “올 하반기 안성공장 설립 이후 제품 양산이 진행되면 매출이 본격적으로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