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비닐로 도로를 보수한다고?
폐비닐로 도로를 보수한다고?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2.01.0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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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산업의 고도화와 도시화로 인해 폐기물의 배출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폐플라스틱·폐비닐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러한 폐기물 재료를 건설재료로 재활용한 친환경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1인 가구와 온라인 쇼핑 등의 증가로 인해 에어백, 포장 비닐, 포장 용기 등 일회용 플라스틱이나 비닐폐기물이 급증하고 있다. 가정과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 폐비닐 등은 생활계폐기물로 분류되는데 전국 생활계폐기물의 종량제 플라스틱과 재활용 합성수지, 재활용 플라스틱, 재활용 발포수지는 매년 증가추세로 종량제 방식에 의해 재활용되는 양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매립이나 소각 처리되고 있다.

또한 분리배출의 경우 전량 재활용되는 것으로 통계처리 되고 있지만 수거업체에서 회수한 뒤 적절한 재활용 방법이 없어 재활용되지 못하고 적체돼 있는 실정이다. 폐기물 처리 관련 문제의 손쉬운 해결방안은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될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재활용 방법을 도출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폐플라스틱, 폐비닐 등 생활계폐기물의 국내 재활용 프로세스 현황을 분석하고, 문제점 도출과 개선방안 연구가 필요하다.

에너지 회수를 통한 폐자원 에너지화, 재사용, 재생이용을 통한 재활용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폐기물 자원의 에너지화 방법은 원유 가격에 따라 경쟁력에 영향을 받는 불안정성을 가지고 있으며, 고형연료제품 사용시설 등은 에너지화 공정에서 유해물질을 발생시켜 환경문제와 지역민과의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또한 국내 폐기물 관리 정책은 ‘폐기물 발생량 억제’ → ‘재사용’ → ‘재활용’ → ‘에너지화’ → ‘소각’ → ‘매립’의 순서로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물질적 재활용 추진을 위해 생활계 폐기물의 적절한 재활용 대상과 적용기술 개발이 필요하며, 건설재료로의 재활용에 대한 연구 개발도 활발해지고 있다.

폐비닐 100% 재활용 건설재료의 제작과정은 수거된 폐비닐의 분리, 분쇄, 용융과 대상 제품 전용 금형의 압출 공정을 통해 제작된다. 용융된 폐비닐 재활용 재료를 전용 금형틀에 주입하는 압출 설비 성능에 따라 폐비닐 재활용 제품의 성능이 좌우되며, 압출 공정 특성상 제품의 크기에 제한사항이 존재한다.

현재 폐비닐 100% 재활용 건설재료 생산기업에서 제작·생산되는 제품을 이용해 물리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하중 작용 시 변형률이 다소 크게 발생해 주요부재보다 단기간 사용하는 임시부재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외기 노출조건에 대한 안정성 검토 결과 장기간 햇빛에 노출 시 색차와 강도 저하가 발생해 지중에 매립하는 것이 폐비닐 재활용 건설재료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도로인프라에 폐비닐 재활용 건설재료를 적용하기 위해 도로굴착복구 임시포장용 블록과 포트홀 임시복구 보수재 적용방안을 도출하기에 이르렀다.

도로 굴착복구공사 임시포장의 경우 약 1개월 이내의 짧은 공용기간에도 불구하고 항구포장복구를 위해 폐아스팔트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또한 굴착복구 후 임시포장을 하지 않고 비포장으로 하는 경우, 토사유출로 보행자들의 보행안전 위협과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폐비닐 재활용 건설재료를 이용해 도로 굴착복구공사 구간에 임시포장을 대체·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됐으며, 폐비닐 블록 간의 체결구조 개선을 통해 임시포장 적용 시 차륜하중에 대한 안정성 확보, 잔여다짐 수행 등 폐비닐 재활용 블록 임시포장 적용성이 검토됐다.

서울기술연구원 오한진 수석연구원(사진)은 “포트홀 긴급보수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상온 아스팔트 보수재를 이용하지만 포트홀이 주로 발생하는 우천 시에는 노면의 수분으로 긴급보수재의 성능을 발휘하기가 어렵고 보수 후 재파손이 발생하기 쉽다”며 “따라서 차량하중 저항성이 우수하고, 신속한 설치가 가능하며 단기간 사용이 가능하도록 폐비닐을 이용한 포트홀 긴급보수재 적용방안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폐비닐 굴착복구 임시포장과 포트홀 긴급보수재 시험시공 후 약 1개월간 실증평가를 수행했으며, 공용기간 동안 별다른 파손이 발생하지 않아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도로인프라에 폐비닐 재활용 건설재료를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온 서울기술연구원 도시인프라연구실은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가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폐비닐 재활용 연구 외에도 도로포장 유지관리와 유지보수 효율화, 구조물 포장 유지관리 기준 개발, 폭설과 도로결빙 선제적 대응을 위한 IoT 제설시스템 개발 등의 도로인프라에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와 교통량 증가로 버스정거장 등 중차량 통행에 의해 도로포장 파손이 빈번한 구간에 조립식 콘크리트 포장 공법을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조립식 콘크리트 포장 공법이란 공장에서 미리 제작된 고내구성 콘크리트 패널을 이용해 통행량이 적은 시간대에 현장에서 조립 설치하고 신속하게 교통 개방으로 교통차단 시간을 최소화하는 포장 전단면(full depth)을 보수하는 공법이다. 이를 통해 도심지 도로포장 상습 파손 구간에 우수한 내구성을 갖는 콘크리트 포장 적용으로 도로교통 안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 수석연구원은 “서울기술연구원에서는 서울시를 비롯해 도심지 도로인프라와 도로이용자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며 “도로인프라 유지관리 기법과 유지보수 공법 효율화 연구, 도로포장과 구조물 포장 유지관리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 연구, 도로인프라 스마트 모니터링 개발과 관리기법 효율화 등의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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