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이후 건설 분야는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 변화 중 기본이 되는 하나가 BIM이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 XR이다.
대표적인 디지털세계를 구현하는 기술은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이 있으며, 이 두 가지 방식은 가상의 모델하우스를 구현하거나 설계단계에서 공간감 검토, 설계 대안검토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VR과 AR은 시공현장에서의 활용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시공현장은 공사자재들이 불특정한 위치에 놓여 있을 뿐만 아니라 건설장비들이 움직이고 있기에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 특히 VR과 같이 주위의 시야가 차단된 가상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은 경우에 따라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또한 AR은 현실공간속의 객체와 가상객체간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질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VR과 AR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만을 취한 기술이 바로 MR이다.
MR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실시간으로 혼합해 물리적 요소와 디지털 구성요소가 동시에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기술이다. VR의 몰입감과 AR의 현실감을 합쳐 보완한 개념으로 실제 환경과 헤드셋 디스플레이에 띄워진 디지털 화면이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해 3D모델의 홀로그램 데이터가 중첩된 이미지를 보여준다.
BIM 모델을 MR기술에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Raw Data는 BIM 프로그램으로부터 생성되는 데이터 포맷에서 소스 파일을 읽어올 수 있으며, 건축, 기계, 전기 등의 여러 공종의 모델 데이터를 전환해 사용 가능하다.
또한 BIM 모델 구현 시 스케일이 조정된 모델의 이동, 회전, 크기조정 등이 가능해 현장사무실의 회의공간에서 1/200의 스케일과 같이 축소된 BIM모델을 복수의 인원이 시야를 공유하면서 회의를 진행할 수 있고, 현장에서 BIM모델을 1/1 스케일로 키워서 현장상황에 반영해 비교할 수 있다. 이 때 현장에서 보는 시야를 홀로렌즈를 통해 사무실에 있는 사람도 함께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간적인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이외에도 가상객체와 가상객체간의 거리, 현실과 가상객체간의 거리, 현실공간사이의 거리 측정도 가능하다. 더불어 사전에 가상모델이 구현되는 뷰를 세팅해 놓는다면 3D시각화가 쉽고 빠르게 이루어져, 현장에서의 MR활용을 편리하게 할 수 있어 협업에 효율적이다.
이러한 BIM 모델과 MR을 활용한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는 한국씨아이엠㈜는 건설업 Total Solution을 제공하고 있는 BIM전문기업이다. MR 외에도 3D Scanning, VR, AR, Unity, Hololens2 등 다양한 기술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건축종합플랫폼 서비스를 컨설팅하고 있다.
한국씨아이엠 BIM사업부 정재형 팀장(사진)은 “MR기술을 활용하면 골조(기시공공사)가 완료된 현장에서 설비모델(계획공사)을 매칭해 작업할 부분을 미리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며 “또한 간섭 발생을 사전에 확인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의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계한 데이터가 어떻게 시공될 것인지를 작업자가 미리 확인해 공법에 대한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며 “모델과 공간이 매칭되면 해당 현장 재방문 시, 홀로렌즈에 내장된 매핑 센서가 동일한 위치에 있음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새로운 요소가 추가돼 현장이 변경되면 정렬을 다시 수행한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시공된 설비와 가상 설비 객체모델을 골조 기준으로 정렬해 품질검증을 진행할 수 있고 프리패브리케이션 작업 시 제작모듈의 정확한 조립위치를 파악하고 조립이 완료된 제품에 대해서는 검증 목적을 위해 사용도 가능하다.
이처럼 MR은 건설방식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현재 MR기술은 초기단계로서 시공현장의 원활한 적용을 위해 선결적으로 해결해야할 이슈들이 있다. 시공현장의 네트워크망 구축과 연계, 클라우드망 접속으로 인한 보안상의 문제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씨아이엠은 자체적인 MR 구현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며 올해 말에 출시할 앞두고 있다. 현재 구현 가능한 MR기술은 초기기술이지만 추가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3D BIM 데이터가 잘 준비된다면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고 이는 미래에 건설현장의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