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이겨낸 기술] 위기가 곧 원동력
[위기를 이겨낸 기술] 위기가 곧 원동력
  • 이상오 기자
  • 승인 2019.03.07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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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현대도금 윤희탁 대표이사

[공학저널 이상오 기자] 위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도약을 하고 있는 기술들이 있다. 자신의 기술력을 믿고, 그 기술력을 통해 날개를 펼친 기술들이다.

그 중, 지난 2000년에 설립된 현대도금의 기술이 바로 대표적인 기술이라 볼 수 있다. 수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위기를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설립 2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이에 <공학저널>은 ‘위기를 이겨낸 기술 특집’의 일환으로 ㈜현대도금 윤희탁 대표이사(사진)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간 겪었던 위기와, 그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편집자 주>

윤희탁 대표이사의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도금은 최근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특히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그 빛을 발했다.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금메달 전량을 제작하게 된 것.

고난이도의 작업이었다. 하지만 현대도금은 미세한 흠집 하나 없는 완벽한 금메달을 만들어내 많은 찬사를 받았다. 이를 통해 한국조폐공사와 리비아 기념주화 도금을 수출하는 등 인정받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현대도금은 전자부품의 쌀이라고 할 수 있는 페라이트 코어에 니켈‧주석 도금을 진행한다. 일반 기업이 니켈도금 2um 두께를 올리는 데는 2시간 이상이 소요되지만, 현대도금은 14분 만에 2um 두께를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무전해 도금방법을 14개월만에 개발해 생산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윤 대표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끈기, 남들이 접근하지 않는 실험정신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윤 대표는 올해로 42년간 도금 산업에 종사해온 도금계의 산 증인이다. 그가 오랜 시간 이 분야에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살아남고자 했던 강한 의지에서 비롯된다. 윤 대표는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몇 번의 뼈아픈 경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끼니를 거르는 게 일상일 정도로 어려운 형편에서 자랐던 그는 15살에 공납금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하고, 무작정 화물열차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청량리역에 도착하자마자 브로커에게 잡혀 해장국 한 그릇을 얻어먹고는 곧장 도금공장에 팔아 넘겨졌다.

그렇게 도금을 시작한 윤 대표는 당시 도금 기술자들이 공장에서 대우를 받는 모습을 보고 자신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기술을 배웠다. 열악한 생활이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기특하게 생각한 기술자들이 윤 대표를 도왔고, 그는 22세의 나이에 공장장이 됐다.

승승장구할 일만 남은 것 같았던 그에게 시련은 다시 찾아왔다. 홀로서기를 다짐하고 벌인 첫 도금사업이 무허가 영업으로 영업정지를 당했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어릴 적부터 힘들게 쌓아온 것들을 한 순간에 잃게 됐다. 그럼에도 슬하에 두 명의 자식을 둔 아버지였기에 동부간선도로에서 음료수를 파는 코너를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윤 대표는 “감당하기 버거웠던 벌금과 철거 명령을 받고 도금을 그만두려는 결심까지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의 도금사업에 대한 열망은 쉽게 식지 않았다. 다행히 직장생활 당시 함께 했던 거래처의 도움으로 두 번째 도금 공장을 운영할 수 있었다. 운이 좋게 인천국제공항 제 1공항을 지을 때 공사도 맡았었다.

그렇게 승승장구 하던 중, 공장에 이유모를 불이 나는 바람에 윤 대표는 다시 한 번 큰 위기를 맞게 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들어놨던 화재보험에서 9700만원이라는 보상금이 나왔지만, 그 마저도 유대관계를 맺고 있던 거래처 사장에게 사기를 당하며 또다시 좌절의 순간을 맞았다.

혼자서 부도 어음을 조금씩 막아가면서 힘겹게 지내고 있던 중 그간 신뢰를 쌓았던 설비회사에서 도움을 받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에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고, 이는 모두 윤대표의 기술력으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윤 대표는 “어려움이 하루아침에 다가 왔다고는 생각 하지 않는다. 예측 가능한 위기, 예측 하지 못한 위기도 있을 것”이라며 “준비와 예상이 부족하다고 포기 할 수는 없다. 넘지 못한다고 포기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신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금업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시장 경제가 어렵다. 하지만 특화된 기술과 노력이 있다면 승산 있다고 생각한다”며 “도금업종이 3D업종이 아닌 첨단 산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대도금이 우수한 기술력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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