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앞으로 빗길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배수성 도로포장이 활성화돼 안전하게 운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수성포장은 일반적으로 공극률이 4~5%수준인 일반 아스팔트 포장의 내부 공극을 16~20%선으로 증가시켜 포장 표면의 물을 해당 공극을 통해 도로포장 하면으로 배수하는 특수 아스팔트 포장 공법이다.
배수성포장은 일반포장보다 배수성능이 우수해 우천 시 미끄럼저항성, 운전자 시인성이 향상되며, 타이어의 수막현상을 방지하는 장점이 있어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높은 공극률로 인해 공기 투과성이 높아 도로포장과 타이어 사이에 발생하는 소음을 흡수하는 기능도 있어 조용한 도로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2000년대 초반 일반국도에 배수성포장이 도입되며 활성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배수기능 저하, 내구성 부족 등의 원인으로 2009년 이후 도입량이 급격히 감소하게 됐다.
일반 아스팔트 포장과 달리 공극률이 유지될 경우에만 그 성능을 발휘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먼지 등의 이물질이 공극을 막는 현상이 발생해 배수 등의 기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또한 내구성 부족에 따른 조기파손 등 일반 포장에 비해 짧은 공용 수명을 가지고 있는 단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발주처는 유지관리가 쉬운 일반 포장을 주로 도로에 발주했고, 배수성포장은 외면 받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일반포장에 비해 가격이 높게 형성되기 때문에 배수성포장의 장점만을 가지고 현장에 도입하기에는 발주처 입장에서 큰 부담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다시 한 번 배수성포장의 활성화를 위한 바람이 불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우천 시 교통사고 예방이라는 배수성포장의 장점에 집중해 교통사고 사망자를 단 1명이라도 줄이기 위한 배수성포장 활성화 가능성을 적극 검토해 왔다. 이에 관·학·연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을 지난해 10월 구성해 7회 이상 치열하게 논의를 거쳤다.
그 결과 지난 3월, 빗길 미끄럼사고 다발구간 등에 시공 확대, 관련 기준 개선 등 배수성포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그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연구용역, 전문가 자문, 발주처, 업계 간담회 등을 거쳐 ‘배수성 아스팔트 콘크리트 생산 및 시공지침’을 제정했다. 이 지침에서는 배수성포장 활성화를 위해 꼭 해결이 필요한 공용 중 내구성 확보 등 품질기준을 강화했으며, 배수성포장의 적용범위를 빗길 미끄럼사고 다발구간, 결빙취약구간 등으로 확대하는 등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또한, 민간의 우수한 기술에 대한 유지관리성과 내구성, 소음저감 성능 검증 등을 지원하기 위한 시험시공도 호남고속도로 정읍~김제 구간(L=3.15km, 4차로)에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민간이 기술 수준을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자발적으로 품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해 배수성포장 산업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토부 도로건설과 이정기 과장(사진)은 “배수성포장은 일반 포장과 달리 시공, 재료, 유지관리 등의 기술에서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라며 “대표적으로 고성능의 아스팔트 바인더 연구, 아스팔트 바인더·혼합물의 성능 측정방법 개발, 효과적 소음측정 장비, 배수성포장 유지관리 장비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기술개발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포장을 주로 개발, 생산하는 민간 기업에서도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배수성포장 산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많은 기술, 공법 등의 개발이 활발히 이뤄져 지금보다 품질이 우수하고 저렴한 기술이 개발되고 궁극적으로는 포장분야의 전문기술인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배수성포장은 10년 전에도 국내에서 많은 주목을 받으며 도입되었으나, 유지관리 어려움, 내구성 부족에 따른 조기파손 등 여러 문제로 인하여 해당 기술이 사라질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국토부, 전문가 그룹, 민간 업계의 노력으로 다시금 배수성 포장이 전국에 활성화가 될 수 있는 큰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이 과장은 “이러한 상황을 사전에 방지해 ‘제2의 배수성포장 전성시대’를 만들기 위해 국토부에서는 지침제정, 시험시공 등 여러 가지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며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민간업계, 발주처에서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