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수량, 수질, 생태 분야에서 각각의 연구가 진행돼 왔지만, 최근 물관리 일원화에 따라 환경부로 물관리 부처가 통합되면서 이에 따른 연구 업무의 조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는 개별적으로 연구되던 요소 기술들을 통합하는 동시에 AI와 빅데이터를 연계한 '통합 물관리 융합기술 플랫폼'이 물관리 일원화 실현의 핵심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수량, 수질, 수생태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적으로 이뤄진 통합물관리를 기술적으로 실현하고자 다양한 기준을 고려한 최적의 물 배분과 사전·사후 영향 평가 기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물관리 일원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홍수-가뭄으로부터의 안전과 수량-수질-수생태계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평가하는 기술 개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 시급한 사안이다.
이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통합물관리의 기술적 실현을 위해 수량뿐만 아니라 수질, 생태적 측면에서 각각 연구돼 오던 개별적 요소 기술을 통합하는 한편, AI와 빅데이터 등을 연계한 ‘통합물관리 플랫폼’(IWRM-K, Integrated Water Resources Management-Korea) 개발을 수행해 성공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통합물관리 플랫폼은 크게 세 가지 분야로 구분돼 연구 개발이 진행됐으며, 이 세 가지 분야를 자세히 살펴보면, 첫 번째 분야는 ‘통합물관리 지표’ 개발과 ‘에너지 절감형 물배분 시스템’ 연구다.
통합물관리 지표 개발에 대한 연구는 현재 국내에서 적용 중인 통합물관리의 핵심 요소를 파악하고, 그 요소들이 통합물관리 측면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건설기술연구원 연구팀은 다양한 지표를 검토해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한 통합물관리 지표를 작성했으며, 현재 가중치와 항목에 대해 추가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더불어 수행되고 있는 에너지 절감형 물배분 시스템 연구는 물 이용과 배출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사용과 탄소배출량을 예측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기존 물배분 시스템을 개선하는 작업을 포함하고 있다.
두 번째 분야는 ‘AI 기반 유역 통합 홍수관리 기술’ 개발로써, 홍수와 가뭄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물관리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 연구에서는 수치기상예측 빅데이터를 활용한 AI 기반의 예측강수 모형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지역별 기후변화 영향을 반영한 이상 강우 시나리오 작성 기술과 더불어, 댐 운영에 따른 홍수 관리와 하류 하천에 미치는 영향 평가 기술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반 하천 수리환경 분석 기술’ 개발 연구에서는 하천의 하도구간과 홍수터, 수변 구간까지를 대상으로, 위성 영상과 GIS 데이터를 활용해 지표 피복과 하천 식생 분포를 분류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특히, 실규모 실험과 현장 데이터를 활용한 고정밀 하천 수리해석 기술을 도입해 자연 기반의 하천 환경 평가와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위성영상과 GIS를 이용한 국내 하천의 지표피복 분류도 기술과 하천 식생 흐름저항계수 산정 공식 개발도 성공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하천연구본부 정일문 본부장(사진)은 “국내 대표 유역의 수문 성분에 대한 공간 분포 산정 연구, 물수지 분석, 하천 유지유량 설정, 그리고 수량과 수질을 고려한 통합물관리 지표 개발을 통해 기존에는 평가하지 못했던 유역별 물관리 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한, 격자형 강수량 산정과 보급을 위한 연구 성과는 물관리의 정밀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수사상에 대한 복기와 저수량 극대화 연구, 그리고 자연기반 해법을 바탕으로 한 하천환경의 건전화 연구는 기후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도 재해에 대응하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개발 기술을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유역별 홍수 예보에서 예측 시간이 길어질수록 증가하는 강우 예측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AI 기반 고정확도 예측 강우 생산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이 연구에서 개발된 보정 예측 강수량 생산 기술은 지난 2022년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태풍 힌남노를 대상으로 적용됐으며, 그 결과 1일 예측 지속기간 동안 24시간 예측 강수량의 정확도가 보정 전 68%에서 85%로 크게 향상됐다. 이는 첨두부 개선을 통해 얻어진 성과로, 예측 강수량의 신뢰도를 크게 높여 연구 성과를 입증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댐 최적 운영 및 이상 강우 평가 기술’은 유역 통합 홍수 관리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로, 보정된 예측 강수량을 바탕으로 방대한 실측 자료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고려한 강우-유출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댐 유입량을 정확하게 추정하고, 저수지의 최적 운영을 통해 방류로 인한 하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 기술은 시범 유역인 용담댐과 김천부항댐을 대상으로 분포형 강우-유출 모형을 적용해 유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댐 유입량에 따른 저수지 운영 프로그램을 통해 저류량과 방류량을 산정하는 기술을 선보였던 주요 성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지표 검토와 항목 도출 후 전문가 검토를 거쳐 김천부항댐 유역에 대한 통합물관리 지표를 작성하고 그 적용성도 평가됐다. 이와 함께 감천유역을 대상으로 하천 수리환경의 적정성 평가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통합적 물관리 기술의 실질적인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정 본부장은 “이러한 연구 성과를 통해 우리나라 4대강을 대상으로 수량-수질 통합 수문성분 해석을 수행할 계획으로, 갈수기와 풍수기에 따른 4대강 권역의 물 관련 상황을 지역별로 평가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이를 통해 각 지역의 물관리 상황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며, 연구의 핵심 기술을 적용할 경우, 향후 수자원 계획과 정책 적용의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어 효율적인 의사결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따.
그는 이어 “또한, 지금까지 개발된 AI 기반 예측 보정 알고리즘과 강우-유출 시나리오 기반 댐 운영 규칙을 이용해 다양한 상황에 대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미래의 극한 호우에 대비한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댐 운영 규칙 또는 보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