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국립 한경대학교 기계공학과 김상우 교수
[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학부생이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국제과학기술 논문 인용 색인(SCI)급 학술지에 게재됐다. 기계공학 분야에서 학부생 논문이 SCI급 저널, 그 중에서도 분야 랭킹이 최상위 권에 드는 저널에 게재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최근 국립한경대학교 기계공학과 학부생 김동협(4학년)씨가 제1저자로, 김상우 교수(사진)가 교신 저자로 참여한 논문 ‘한국형헬리콥터 복합소재 보조연료 탱크의 충격손상에 대한 수치적 분석’이 국제 학술지 ‘Composites Part B:Engineering’에 게재 승인됐다.
해당 논문은 한국형헬리콥터 개발 과정에서 추가 연료탱크를 설치했을 때 소재를 고려한 안전성 여부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밝혀냈다. 논문을 통해 도출된 결과는 실제로 한국형헬리콥터 파생형 모델 개발에 직접 활용되기도 했다.
한국형헬리콥터에 새롭게 장착되는 보조 연료탱크는 일반적인 금속과 달리 방향에 따라 물성이 달라지는 복합소재가 적용됐다. 이러한 복합소재 보조 연료탱크는 운행 중에 새가 충돌하는 ‘조류충돌’ 환경에 늘 노출돼 있다. 때문에 항공기가 운항하기 위해서는 감항증명을 받아야 한다. 만약 조류충돌에 의한 안전성 분석이 감항성 기준에 따라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연료탱크가 새롭게 부착된 한국형헬리콥터는 운항할 수 없다.
한경대 연구팀에서는 이처럼 복합적인 문제를 연료의 ‘유체’와 탱크의 ‘구조’를 연계해 동시에 계산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FSI 기법)을 이용해 해결했다. 이를 통해 조류 충돌 시 연료의 양에 따른 연료탱크의 파손 유무를 복합소재의 방향에 따라 예측할 수 있었고, 구조적 안전성을 더욱 향상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들이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은 조류가 충돌했을 때 탱크 내부의 연료 양에 따라 연료 탱크의 안전성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최근 한경대 연구팀과 KAI가 함께 고민한 연료탱크의 조류충돌 분석 결과가 반영된 헬리콥터가 경북경찰청에 도입됐다. 이 헬리콥터는 외부 보조연료탱크를 장착한 덕분에 울릉도와 독도까지 신속 지원이 가능하다.
KAI 박지용 헬기체계종합팀 선임은 “KAI와 한경대 간 공동 연구는 실제 도입까지 연결된 산학협력의 대표적 모범사례로서 향후에도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경대 연구팀과 KAI가 함께 고민한 연료탱크의 조류충돌 분석 결과가 조금이나마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게 됐다고 생각하니 큰 보람을 느꼈다”며 “김동협 학생 또한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결실을 거두어 큰 보람을 느끼고 있고, 앞으로 더 훌륭한 연구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상우 교수와 김동협 씨가 속해 있는 국립한경대학교 기계공학과 ‘스마트 재료 및 구조 실험실 (Smart Materials and Structures Laboratory)’는 첨단 복합소재 개발, 구조설계 및 분석, 광섬유 센서 개발과 응용, 스마트 재료의 개발과 응용, 항공우주구조물 설계와 분석을 연구하는 실험실이다.
국내외 학회와 전시회 참가, 기업체 방문과 같이 학생들이 자극받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경쟁력 있는 학술적, 기술적 연구 활동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밤낮으로 연구에 매진 중이다.
이처럼 학부생이 세계적인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 데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생각이다.
김 교수는 “김동협 학생은 평일에 잠을 줄여가며 아침 일찍부터 자정이 넘어서까지 연구에 몰두했고, 주말에도 상당한 시간을 연구실에 머물며 연구에 몰두했다”며 ”처음에는 영어 문장 한 줄을 읽는 것도 어려워했지만, 꾸준히 영어로 작성된 기술 논문을 읽고 새벽에는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실력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구 성과를 도출하려면 많은 노력과 인고의 시간, 때로는 운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러한 시간을 거쳐 작지만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경험한다면 정말 큰 희열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며 “작은 성과가 만드는 동기부여는 인생의 큰 언덕을 넘는데 원동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더 많은 학생들이 연구 활동에 뛰어들어 우리 산업계가 풀어야할 다양한 기술 문제를 해결하고, 부가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인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