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용 열교차단재’로, 구조 안정성 확보·에너지 효율 극대화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건축물의 냉난방으로 인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주요 기술 중 하나는 건물 외피의 단열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고성능 단열재를 두껍게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열재가 건물 전체에 걸쳐 끊김 없이 시공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내단열보다는 외단열 방식이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방식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외단열을 적용할 때, 발코니 또는 파라펫과 같은 돌출된 구조체에서는 단열이 끊어지며 열교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열교는 겨울철에 실내의 열이 구조체를 통해 빠르게 외부로 빠져나가는 현상으로, 특히 단열 성능이 높은 건물일수록 그 영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열교로 인한 열 손실량은 건물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약 30%를 차지하며, 이는 건물의 에너지성능을 크게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곰팡이와 결로 같은 고질적인 하자의 주요 원인이 된다. 특히, 고단열 건물일수록 열교 차단이 더욱 중요하며, 이는 경제적인 제로에너지 건축을 실현하고 쾌적한 실내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수적인 방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건축물 설계 시 구조용 열교차단재와 같은 솔루션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구조용 열교차단재의 적용 여부가 건축물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최근 뉴욕, 시애틀, 워싱턴 등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신축건물에 열교차단재 적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건축물의 에너지성능 향상을 위해 ‘건축물 에너지 절약설계기준’을 통해 단열 기준을 강화하고, 외피 열교 부위의 단열성능을 정량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결로 방지재를 이용한 간접적인 방법만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열교 부위에서 발생하는 열 손실은 고성능 단열재만으로는 충분히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열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양SG가 개발한 ‘구조용 열교차단재 LBN Modular’가 주목받고 있다. 이 제품은 기존 기술의 제약을 해결하며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크게 개선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LBN Modular는 건물 구조체를 통해 발생하는 열교 현상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설계된 구조용 열교 차단재로, 콘크리트 구조체 내부에 설치돼 단열과 구조적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특히 하중을 지지하는 내력 단열재(Load-Bearing Insulation)로서 적용 부위에서는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고, 열교차단재가 외력에 저항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열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인 하중 지지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본체는 대부분 단열재로 구성되며, 단열재 내부에 배치된 철근 부재와 압축 블록에 핵심기술이 적용돼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과 에너지효율을 모두 향상시키고 있다. 메인 구조부재인 철근 부재는 인장철근과 전단 철근을 일체화해 절점 변형을 최소화하고 처짐을 억제해 강한 하중 지지를 제공한다. 또한, 철근 부재는 일반 철근 대비 단열성능이 3배 우수한 스테인리스로 대체해 열전도율을 줄이고, 제품의 단열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특히, 제품 하단에는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로 제작된 압축 블록이 배치돼 철근의 좌굴을 방지하고, 초기강성과 최대강도를 높였다. 이 단열 콘크리트는 일반 콘크리트 대비 약 6배 향상된 180MPa의 압축강도를 가지며, 열전도율 0.4W/m·K로 단열성능 역시 4배 이상 개선된 신기술이다. 이로써 콘크리트에서 양립하기 어려운 압축강도와 단열성능을 동시에 향상시킨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정양SG 안병권 대표이사(사진)는 “구조용 열교차단재는 강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설치 부위에서 콘크리트 구조체가 부재함에 따라 단면 이차모멘트가 급격히 변화하게 돼 강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성을 높여 제품의 처짐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양SG의 LBN Modular는 재료의 특성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안전하고 안정적인 구조성능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제품 설치 부위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이 유지되며, 장기적인 성능이 보장된다”며 “높이 210mm의 슬래브용 열교차단재 제품을 돌출길이 2m의 캔틸레버 발코니 시험체에 설치하고 콘크리트가 연속된 제품 미적용한 일반 RC 시험체와 휨 실험을 수행한 결과 강도와 강성 모두 동등 이상의 우수한 구조성능을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정양SG가 개발한 구조용 열교차단재의 구조성능은 공인 시험성적서로 확인받았으며 IF지수 8.0인 Construction and Building Material 학회를 포함해 SCI 4건, KCI 4건의 논문을 통해 제품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알리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LBN Modular를 건물에 적용 시 돌출된 구조체 부위에서도 단열재가 연속적으로 시공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발휘해 건축물의 단열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난방 부하 분석을 통한 에너지성능 평가 결과, 열교차단재를 적용한 경우 미적용 시 대비 약 34%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LBN Modular는 실내구조체 표면 온도를 약 6~8℃ 상승시켜 결로와 곰팡이 발생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실내 열적 쾌적성이 크게 향상돼 거주자에게 더욱 건강한 생활 환경을 제공하며, 생애주기 비용(LCC) 절감을 통해 건축물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한 정양SG는 1986년에 설립돼 약 40년의 업력을 보유한 단열·열교차단 기술 전문 제조기업으로 단열과 관련한 끊임없는 제품개발과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연구인력 비중이 전체 인력의 15%에 해당하고 전체 매출액의 6% 이상을 꾸준히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는 연구에 특화된 기업이다.
정양SG의 LBN Modular는 건축물에너지평가사를 포함한 전문 인력들이 2016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등의 정부과제 R&D 수행을 통해 개발하였으며 신제품(NEP)인증,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 조달 우수제품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검증된 구조용 열교차단재이다.
적용 기술과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2024년 중소기업 R&D 우수성과 50선’에 선정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4 사회문제 해결 R&D 우수성과’로도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를 통해 LBN Modular는 단열 기술의 혁신을 주도하며 건축물의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정양SG는 철근콘크리트(RC) 구조 건축물을 대상으로 개발한 제품 이외에도 철골 구조용, 프리캐스트(Precast Concrete) 구조용, 모듈 주택용 등 다양한 구조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 제품을 추가 개발함으로써 열교차단과 관련된 분야 선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물 외피에서 발생하는 열교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외와 같이 열교 부위를 포함한 건축물 부위별 열관류율을 산출하는 방식 채택하거나 구조용 열교차단재 적용 시 제로 에너지건축물 인증 가점 또는 에너지성능지표(EPI) 배점 등과 같은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