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₂ 활용 기술개발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 앞장선다
[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에너지는 석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발생량의 약 70%는 에너지 사용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로 전환이 필요하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전기에너지의 직접적인 사용과 에너지 저장 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된 산업 기반이 부족해, 기술적 발전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현재 정책 마련과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대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와 수소 관련 법안들도 마련되고 있다. 또한, 기술적 문제 극복을 위해 많은 연구자들과 산업계에서 다양한 검토와 긍정적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에너지 전환과 CO₂ 활용 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 업계에서는 CO₂ 활용 산업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산업과 화학, 철강, 시멘트 산업에서 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화학산업을 중심으로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의 가능성과 상용화가 활발히 검토되고 있다. 두 산업 모두 석유에 의존하던 상황에서 더 적극적인 변화와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에서는 이산화탄소와 에너지 문제를 화학 공정 기술의 관점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온실가스자원화연구센터라는 이름으로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기초 화학제품 생산 촉매 공정연구를 국내 최초로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환경자원연구센터를 통해 기후변화와 대기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촉매 공정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센터는 꾸준하게 개발해온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뿐만 아니라 공정에 소모되는 에너지의 전환과 수소/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적극적인 활용, 그리고 바이오매스를 동시 활용하는 기술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범위의 지속 가능한 탄소 중립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로 이산화탄소를 전환해 기초 화학 원료인 합성가스와 일산화탄소를 생산하는 촉매를 개발해왔으며, 이를 통해 연 7,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는 데모 플랜트를 구축했다.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박지훈 센터장(사진)은 “화학 공정 기술은 실험실 규모에서 학문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실제 대규모 공정에서 실현 가능한지 확인하는 고되고 지루한 과정을 필수로 요구한다”며 “특히 이산화탄소를 자원화하는 촉매 공정 기술은 많은 어려움이 수반되지만, 이 과정들을 이겨내고 실증을 수행한 것은 중소기업과의 협력 덕분에 가능했다. 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결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또한, 대기오염 물질을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 촉매 기술을 개발했으며, 일부 촉매 기술은 실제 자동차와 사업장 등에 적용돼 실제 상용화를 위한 결과를 얻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산화탄소와 바이오매스를 동시 활용한 고분자 제품 제조 기술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고 있으며, 고성능의 접착제 등 기존 고분자와는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한편, 센터는 화학적 수소 저장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본과 독일 기업이 선점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들을 확보했으며, 최근 전기화가 결합된 새로운 방식의 수소추출 촉매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저널에 성과 게재와 액상유기수소운반체 분야의 국가 수소 중점 연구실로 선정되는 쾌거를 얻었다.
이러한 CO₂에너지연구센터에서 현재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전기화 화학전환 분야다. 화학공정에는 일반적으로 에너지가 투입되는데, 특히 탄소가 에너지를 모두 배출해버린 형태의 이산화탄소를 다시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화학 공정을 수행하기 위한 에너지 소비뿐만 아니라 빠져나간 만큼의 에너지가 이산화탄소에 투입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는 석유를 활용한 원료나 연료를 함께 사용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다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센터는 이산화탄소 전환 공정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 혹은 무탄소 에너지에서 직접 얻을 수 있는 에너지 형태인 전기 형태로 직접 사용하는 화학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보일러나 화염 형태로 반응기에 공급되는 열을 저항가열, 유도가열 및 마이크로웨이브를 활용해 반응기를 가열하거나 혹은 실제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촉매 표면을 직접 가열해 에너지 전환에 따른 손실을 막고 더욱 효율적인 촉매 공정을 유도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에너지 전환 흐름이 산업을 먼저 변화시키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CO₂ 활용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전기화 전환 기술 또한 그러한 과정을 대비하는 것”이라며 “전기에너지 형태로만 사용하기 어려운 기존의 연료 또는 원료 산업에서 이산화탄소에 재생에너지를 담는 개념의 지속 가능한 탄소 순환 연료 공급망으로 발전시킨다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산화탄소를 빈 용기로 생각하고 이곳에 에너지와 기능성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담아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술적인 답을 화학에서 찾고자 노력할 예정”이라며 “센터의 이름처럼 이산화탄소 활용과 에너지 활용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화학 공정을 발굴하고자 하며, 기술적으로는 전기화 촉매 공정, 전기화학 공정 및 바이오 자원 활용 기술, 화학적 수소 활용 기술의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