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수자원 활용해, 반도체 핵심 ‘초순수’ 제조한다

2024-10-07     전찬민 기자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최근 반도체 제조 공정의 첨단화에 따라 초순수(UPW)의 품질 기준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는 주로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정밀성과 미세화된 공정이 요구되고 있고, 특히 반도체는 미세한 회로 패턴으로 구성되며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질과 환경의 순도는 제품의 성능과 수율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반도체 제조에서 사용하는 회로 패턴은 나노미터(nm)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작은 불순물도 회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초순수는 이러한 미세 공정을 지원하는 필수적인 세정수로써 이온, 미립자, 유기물, 박테리아 등의 불순물이 거의 없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더욱이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공정 민감도는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세정, 에칭과 같은 과정에서 초순수의 순도가 제품의 불량률을 낮추고, 제조 효율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작용되고 있다. 또한, 반도체 칩의 고집적화와 고성능화가 이뤄질수록 초순수의 청정도는 더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게 되며, 불순물이 포함된 세정수는 공정에서 결함을 유발하고, 이는 생산성 저하,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와 첨단화는 초순수의 품질을 더욱 높게 요구하게 됐으며, 이를 통해 불량률을 줄이고,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켜 반도체 제조 공정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초순수의 품질 기준 또한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입주 예정인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용수를 기존 정수장을 통해 공급하기에는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2035년이 되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들의 공업용수 사용량이 하루 17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현재 확보된 물량은 하루 약 77만 톤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지속 가능한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당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수자원인 댐, 하천, 강 등을 대신할 수 있는 해수담수화수, 하수 재이용수 등의 대체 수자원을 활용한 공업용수 공급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대체수자원을 이용한 공업용수 공급 계획에서 가장 큰 허들은 공급되는 용수의 수질문제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요구되는 수질은 기존의 기술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상기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물을 공급하는 것은 기존 산업에 공급하는 용수 수질과는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입주기업들이 반도체 제조공장, 반도체 제조용 약품 제조 시설, 분석장비 업체 등으로 대부분 초순수 제조 용수로 사용하는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산업체에 대체수자원을 활용해 용수를 공급하게 된다면 해수 내 다량 포함된 보론(bron)과 하수재이용수에 포함된 우레아(Urea) 이 두 가지 오염물질에 의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물질들은 대체수자원을 공급받아 초순수를 생산해 공정용수로 사용하고자 하는 반도체 제조와 관련 기업에게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현재 초순수의 품질기준은 용존이온 10ppt 이하, TOC 1ppb 이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체수자원을 공업용수로 공급할 경우 이 기준을 달성하는 것이 매우 어렵거나 경제성 부분이 매우 저하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수자원을 활용한 초순수 제조 기술 연구개발이 착수돼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산업통산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고 있는 이번 연구개발에는 수처리 전문 기업 ㈜씨제이케이가 참여해 기술 개발을 위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현재 씨제이케이는 저분자 중성 유기물과 작은 이온반경을 가지는 금속이온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분리막 기술을 미국 예일대와 공동연구를 수행해 기존 상용 분리막 기술보다 높은 보론과 우레아 제거율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최종 연구개발 단계에서는 대체수자원을 이용한 전체 초순수 제조공정 설계 기술을 개발하고 2027년에 ‘대체수자원을 활용한 초순수 제조 플랜트’를 제작해 해수담수화시설과 하수재이용시설에 설치·운영해 성능검증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씨제이케이 김상욱 대표이사(사진)는 “과거에는 대체수자원이 심미적 거부감, 수질에 대한 불안, 경제성 부족, 법적·제도적 기반 미비 등의 이유로 공업용수로 활용되지 못했다”며 “하지만, 기존 정수장을 통한 공급의 한계 등의 문제들로 인해 최근 대체수자원을 이용한 용수 공급에 대한 검토가 활발히 이뤄짐에 따라 이번 기술 개발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기존의 분리막 기반 기술로는 한계가 있었던 대체수자원 내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반도체 등 첨단 산업분야에 필요한 초순수 제조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향후 국가적 차원의 첨단산업분야 공업용수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며 “나아가 국가 산업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중대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씨제이케이가 수처리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수처리 설비에 필요한 핵심 부품들을 당사가 직접 무역, 유통, 적용함으로써 가격,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사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수처리분야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기술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으며, 공정-설계-제작-시공-유지보수 전체를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을 구성했으며,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나가 ‘기술이 미래’라는 기업이념으로 연구소를 설립해 다양한 연구개발과 테스트를 통한 수처리 핵심 기술을 확보해 씨제이케이만의 공정기술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연료전지 필터, 2차전지 음극재용 초순수설비, 산업 폐수 처리 및 재활용, 친환경 정수 가전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기술력을 돋보이며, 최근에는 기존 기술에 감압 증발농축기를 결합한 통합형 기술을 개발해 산업폐수의 무방류 및 자원화 기술을 강화하는 등 더욱 전문화된 수처리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씨제이케이는 ‘물, 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미래성장을 위해 2025년 신사옥이전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라며 “수소연료전지 필터 생산설비를 증설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발판삼아 미국 지사를 설립해 해외시장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6년에는 매출 500억 달성과 함께 코스닥 상장을 할 계획이며, 고농도 폐수 농축+무방류 시스템(ZLD) 렌탈사업 모델을 개발해 안정적인 성장을 통한 2030년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기술개발에 매진할 예정”이라며 “이와 동시에 글로벌 환경기업으로서 ESG경영을 선도하고자 끊임없이 도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