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자동화 기술의 활성화, 정부 정책지원 필요할 때…

2023-06-19     전찬민 기자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정보통신 산업 등 생산성이 높은 산업을 살펴보면, 각 프로세스가 독립적인 자동화/디지털화와 함께 프로세스 사이의 연계가 강화돼 있는 반면, 건설산업은 노동집약적이고 낮은 디지털화로 인해 생산성이 낮은 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기획-설계-조달-시공 등 전 공정에 걸쳐 연계돼야 하며 분야별로도 자동화가 반드시 이뤄져야한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시공단계의 경우 사이트에서 실제 작업이 이뤄지는 단계로 건설장비가 정확한 작업을 수행하고 작업 된 결과를 공정 관리와 관제 시스템에 데이터로 전송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공정 관리하는 프로세스는 작업 결과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작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선진국은 이미 건설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건설장비 자동화는 물론 건설장비의 작업 결과를 반영해 실시간으로 운영하는 서비스가 이미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건설장비 자체의 지능화는 물론 장비와 공정 운영에 대한 디지털화된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스마트건설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며 스마트건설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건설 자동화의 핵심인 MC/MG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MG/MC는 지능형 굴착기의 지원 단계를 나눈 것으로 MG(Machine Guidance)는 굴착기에 장착된 센서와 굴착기의 각 축의 정확한 위치를 디스플레이 모듈을 통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MC(Machine Control) 굴착기는 기존 MG 역할에 더해 굴착기의 일부 축을 직접 제어하고 도면과 연계해 버킷의 끝단을 설계 면을 추종하는 굴착기다.

이러한 지능형 굴착기는 작업 정확도를 높이고 작업자의 효율을 향상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완성차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지능형 굴착기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2021년 HD현대건설기계가 14톤 굴착기에 2D MG/MC 기능을 탑재해 HW145+ 제품을 출시했다.

작업자를 보조해주는 단계인 MG/MC 기능은 과거 미국/일본에서 선도해온 기술을 국내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잡았으며, 현재는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 무인 주행, 무인 작업 등의 기술을 연구기관과 기업을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건설기계부품연구원 스마트기계연구실은 이러한 건설장비 자동화를 위해 다양한 정부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25톤급 굴착기의 MG/MC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현재는 30톤급 굴착기의 무인 작업과 주행 기술개발을 위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스마트기계연구실은 굴착기뿐만이 아니라 진동 롤러, 휠로더 등 기존의 건설장비에 다양한 ICT 기술을 융합해 자동화된 건설장비 기술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또한, 토목 분야뿐만 아니라 건설산업의 다양한 분야의 자동화를 위해 노후 상수관로 갱생 장비, 콘크리트 슬라브 마감 장비 등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고 장비를 통해 기업들의 신규 시장 창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설기계부품연구원 스마트기계연구실 조기용 실장(사진)은 “MC/MG 기능 등이 탑재된 지능형 굴착기는 작업자를 보조하고 작업 정확도를 높임으로써 작업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재측량, 재작업 등을 감소시켜 최종적으로 작업 시간을 단축해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며 “또한, 건설업계의 전반에 걸쳐 문제가 되고 있는 고기능 인력 부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뿐만 아니라, 지능형 굴착기에 다양한 기술과 센서를 접목함으로 굴착 작업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지능형 굴착기는 굴착기의 작업 상태, 작업 내용을 공정 관리와 관제 시스템에 보고함으로써 효율적인 현장 운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MC/MG 굴착기는 일반적인 기술로 인식되고 국내외 상용화된 굴착기 제품이 다수 존재하고 있지만 실제로 MC/MG 기능을 사용해 작업하는 현장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또한, 지능형 굴착기의 장점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는 공정 운영과 관제 서비스와의 연계, 네트워크망 등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지능형 굴착기의 숫자가 적고 자동화된 관제 시스템도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지능형 굴착기를 보급하고 건설자동화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부 정책이 필요하며, 정부에서 지능형 굴착기에 대한 인센티브나 보조금, 굴착기 도입에 대한 가산점 등을 통해 시공 기업의 활용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가 있다. 또한, 지능형 굴착기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업체 또는 현장을 위해 기존 굴착기 대체를 위한 전략 수립도 요구되고 있다.

특히, 더욱 안정적이고 범용적인 지능형 굴착기를 위해 산·학·연·정이 연계해 끊임없는 연구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노력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다.

조 실장은 “지난 5월 채규남 원장이 3대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건설자동화 분야 역량과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현재 개별 장비 자동화 위주의 기술개발을 확장해 정확한 현장 데이터를 여러 이기종 장비를 통해 취득하고, 이를 활용해 궁극적으로 토공작업 토털 솔루션을 제공함으로 작업 생산성과 현장 안전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은 완전 무인화 시공이 가능한 실증형 과제를 기획 중에 있으며, 기존 장비의 지능화와 자동화뿐만 아니라 무인화를 위해 필요한 새로운 개념의 장비를 개발하고자 연구에 더욱 매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