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는 원·부자재 공급중단, 공장 가동중단, 물류중단 등 생산·유통·물류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언택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물류산업에도 시스템과 규모의 경제로 대표되는 스마트 물류 시대가 더욱 빠르게 도래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물류창고가 ICT 집적화로 서비스와 생산성을 동시에 향상시켜 지속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구현되고, 인력 의존형 배송은 배달량 급증, 서비스 고도화, 인력난, 기사 고령화로 무인배달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 물류를 있게 할 구성요소로는 로봇, 무인 자동차, 인공지능, IoT (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를 꼽을 수 있으며, 물류 기기·개체 간 연결에 따른 데이터 활용이 물류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례로 영국 유통기업인 ‘Ocado’는 지난 2000년 설립된 온라인 식료품 유통기업으로 로봇·AI를 활용한 유통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대형 물류센터, 배송 네트워크를 통한 차별화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해 기존 대형마트의 복잡한 유통 과정을 단순화했으며, 대형 물류센터에서 직배송 되는 시스템으로 빠르고 정확한 배송에 주력함으로서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만으로 이익을 냈다.
이처럼 물류업계의 4차 산업 기술도입과 여기서 파생되는 새로운 서비스는 물류산업의 핵심 트렌드가 됐다. 이에 최근 국내 물류업계에서 역시 연구기관이나 연구 조직을 새롭게 신설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가운데 작년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가 결합한 롯데그룹의 통합 물류 기업이 새롭게 출범해 눈길을 끌었다.
유통·식품·제조 등의 물류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지닌 롯데로지스틱스와 택배 사업을 수행하며 해외 12개국에 네트워크를 보유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결합해 기대를 모은 것이다.
여기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물류연구소를 신설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 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롯데그룹의 경우 롯데중앙연구소가 존재하지만, 물류만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 조직은 롯데물류연구소가 처음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해외 물류와 국내 내륙 수송, 창고운영 배송까지 이어지는 물류 전체 영역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택배서비스, 유통/창고서비스, 운송서비스, 포워딩서비스, 항만운영서비스, 3PL 사업 등 종합물류서비스 사업을 수행 중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오는 2022년까지 충북 진천군 초평 은암산업단지에 물류센터를 신설할 계획으로, 현재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을 구축 중이다.
이에 해외 선진 택배터미널을 벤치마킹해, AI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DT(Digital Transformation) 기반의 차세대 택배 터미널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백승기 상무(사진)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언택트 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이미 진행돼 오던 이커머스 중심의 유통업 재편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이번에 건립되는 진천의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은 고객들에게 더욱 신속하고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콜드 체인(Cold Chain)’이 물류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콜드 체인이란 신선 식품부터 의약품까지 온도에 민감한 제품군의 품질을 위해 생산·보관·유통·판매 전 과정을 저온으로 유지해주는 저온 물류 시스템을 말한다. 글로벌 시장 규모가 수백조원대 규모로 커지면서 물류업계의 투자도 확산되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 국내 콜드 체인 시장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관련 기술 기준이나 표준이 미비하다는 것. 아직 정부 부처 간 법 조항이 달라 콜드 체인 시스템이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 상무는 “콜드 체인 관련 교육과 전문가 육성뿐 아니라 일률적으로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 정립과 부처별 협력이 필요하다”며 “롯데물류연구소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과 연구를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뿐만 아니라 물류 산업 전반에 걸친 디지털화에 대한 연구도 끊임없이 수행 중”이라며 “라스트딜리버리 서비스 확산과 저변 확대에 대한 연구, 물류 데이터를 수작업에서 데이터 기반 물류 의사결정시스템으로 변환하는 연구 등 앞으로도 물류 산업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