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기술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과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초기 투자비용으로 인해 민간의 자발적인 투자보다는 정부 주도의 투자에 의해 시장이 형성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재 실증을 통해 검증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 특히 북미 지역에서 오일증진회수(EOR) 방식으로 사용되는 CCS의 비용구조를 살펴보면, 이산화탄소의 포집·액화가 전체 비용의 75%를 차지하며, 수송이 15%, 저장이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포집·액화 부문의 비용 절감이 CCUS 기술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오에이치텍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특히 포집·액화 부문에서의 비용 개선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오에이치텍이 보유한 CO₂ 포집 기술은 기존의 상업화된 방식보다 높은 경제성과 효율성을 자랑하며, 특히 재생에너지 비용 절감, 부반응 최소화, 플랜트 구축 비용 절감, 대량생산 시스템 구축, 통합운전 방식 도입 등 다양한 혁신을 통해 CCUS 기술 상용화의 핵심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
현재 대규모 상업화가 가능한 습식 흡수 방식에서 주로 사용되는 모노에탄올아민(MEA) 흡수제는 CO₂와 결합해 주로 carbamate 구조를 형성한다. 반면, 지오에이치텍의 KIERSOL 흡수제는 입체장애아민을 사용해 bicarbonate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재생 과정에서 소요되는 에너지를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MEA 흡수제는 톤당 3.0GJ의 재생에너지를 요구하는 반면, KIERSOL 흡수제는 톤당 2.4GJ의 재생에너지만 필요하다. 500MW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기준으로 하면 CO₂ 처리 시 재생에너지 비용을 약 850억 원가량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KIERSOL 공정은 상압에서 운전되기 때문에 부대설비 구성이 간단해진다. 핵심 설비는 흡수탑과 재생탑으로 구성돼 플랜트 구축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흡수탑 유입 전 처리 과정을 통해 NOx, SOx 등의 유해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부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흡수제 보충이나 유지보수 시에도 공정 중단 없이 작업이 가능해 운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손꼽힌다.
이와 함께 지오에이치텍은 원료 투입을 자동으로 계량·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흡수제를 대량으로 생산함으로써 제조경비를 줄이고, CO₂ 포집 공정에 드는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있다.
특히 CO₂ 포집 공정과 액화 공정을 통합해 동시에 운영하기 때문에 개별 공정을 별도로 운영할 때보다 40% 이상의 운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전체적인 플랜트 운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점이 지오에이치텍의 주요 경쟁력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지오에이치텍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2006년부터 개발한 이산화탄소(CO₂) 포집 관련 기술을 현물출자받아 설립된 연구소기업으로, 기술 준비도(TRL) 7단계까지 검증된 기술을 표준화해 사업화로 연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대전 유성구 배재대학교 산학협력관에 위치해 있으며, 출연연에서 개발된 기술을 사업에 접목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주요 과제로는 흡수제 대량 양산 기술 확보와 흡수제 원료 취급 시 법적 규제 준수 등이 있다.
지오에이치텍 김영곤 대표이사(사진)는 “지오에이치텍은 단기적으로 화석연료를 다량 배출하는 업종을 대상으로 CO₂ 포집 기술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공기 중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DAC, Direct Air Capture)을 개발해 CO₂ 포집 분야에서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부터 김 대표는 대형 연구개발 과제 참여를 통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CCS연구단과 협력해 CO₂ 포집 플랜트 구축 및 운영 관련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이 프로젝트는 2025년 12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지오에이치텍 설립 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구축한 CO₂ 포집 플랜트 현장에서 직접 기술 성능을 체험한 바 있으며, 설립 후에는 소형 흡수제 제조 시스템 구축과 시제품 검증을 완료했다. 또한, 대덕연구개발특구 사업에 참여해 이동형 성능평가 시스템 제작 및 검증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현재 지오에이치텍은 CO₂ 포집 기술의 상용화와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등 벤처기업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오에이치텍이 보유한 KIERSOL 흡수제는 낮은 재생에너지 소비가 주요 강점임에도 불구하고, CO₂ 포집 및 액화 과정에서 여전히 에너지 비용이 약 50~6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고온 폐열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리 제조, 시멘트 제조, 소각로 등 산업 분야와 더불어 블루수소 제조 분야가 주요 활용 산업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블루수소의 경우, 고온 폐열 활용이 제한적이지만 청정 블루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 개질 과정에서 발생하는 CO₂의 60% 이상을 포집해야 한다. 따라서 배가스에서 CO₂를 포집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특히, 고온 폐열을 활용할 수 있는 유리 제조 공정에서는 용융 및 청징(탈포) 공정이 1500~1600℃, 주석조 공정은 1000℃, 서냉로 공정은 600℃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고온 환경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CO₂ 포집과 탄산 광물화 공정에 활용하면 기존 화석연료 사용 대비 에너지 비용을 85% 이상 절감할 수 있으므로 유리 제조 과정에서 포집된 CO₂를 탄산 광물로 전환해 유리 제조 원료로 순환·재활용하면 온실가스 저감과 원료 수입 의존도 감소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부터 지오에이치텍은 CO₂ 포집 공정 연계 이동형 성능평가 시스템 제작을 위한 공정 도서 검토를 진행하며, 2025년 상반기까지 시스템을 제작할 예정”이라며 “KIERSOL 흡수제 제조를 위한 핵심 원료 중 하나가 화학물질 관리법상 미등록 물질로, 2025년 평택 블루수소 생산기지에 공급하기 위해 신규물질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CO₂ 포집 공정 연계 이동형 성능평가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배가스 조성에 최적화된 CO₂ 포집 기술을 개발하고, 플랜트 구축 및 운영 노하우를 확보하는 것을 기술적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재무적 측면에서는 초기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지분구조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후속 투자를 유치하여 오창 부지에 생산 및 연구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전략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